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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협력의 혁신모델 만들어 대학의 글로벌 진출 돕겠다”

입력 | 2020-01-29 03:00:00

‘한국전문大산학협력처·단장협의회장’ 송현직 영남이공대 교수 인터뷰




송현직 차기 한국전문대학산학협력처·단장협의회 회장은 2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산학협력 발전은 자체 수익을 통한 대학의 재정 위기를 극복할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며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협의체를 구성해 새로운 혁신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산학협력의 새 비전과 미래 모델을 꼭 만들고 싶습니다.”

최근 제주에서 열린 한국전문대학산학협력처·단장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뽑힌 송현직 영남이공대 산학협력단장(전기자동화과 교수)은 2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오랜 시간 교육부 사회맞춤형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LINC+) 같은 관련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널리 공유하고 확산시킬 때인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송 차기 회장은 대구에서 처음으로 추대를 통해 직을 맡는다. 그만큼 산학협력처·단장협의회에서 신뢰가 두텁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임기는 올해 3월부터 1년간이며 1년 연임이 가능하다. 그는 “대학이 매우 어려운 환경에 직면했지만 오히려 위기가 기회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부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기업들과 자주 머리를 맞대고 정도(正道·바른 길)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에 앞서 산학협력의 혁신을 강조했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사례가 있다면….


“영남이공대 자동차과가 지난해 5월 도입한 독일식 일과 학습 병행 프로그램 아우스빌둥(Ausbildung)이 대표적이다. 세계 약 30개국, 약 300개 직종에서 실시하는 직업교육 프로그램으로 연간 교육생 약 150만 명이 참여한다. 한국은 2017년 처음 도입해 수도권 2개 대학이 진행 중이며 비수도권에서는 영남이공대가 처음이다. 교육생은 한독상공회의소가 주관해 고교 3학년 가운데 선발해 3개 대학에 위탁한다. 학교와 회사를 오가며 직업에 필요한 전문기술뿐만 아니라 필요한 역량을 습득한다. 과정을 마치면 전문대 학사 학위를 받고 해당 직장에서 계속 근무할 수도 있다. 현재 영남이공대의 교육 과정에는 해외 유명 완성차 공식 딜러 5개 회사가 참여 중이다. 고교 재학생이 일자리를 확보한 상황에서 더 높은 고등직업교육을 받는다는 게 큰 장점이다. 취업률은 거의 100%라고 볼 수 있다.”

―전국 전문대에도 산학협력의 우수 모델이 많다.


“대림대의 반도체장비반은 최근 3년간 평균 취업률 87.3%를 기록했다. 학생들은 전공 과정을 기반으로 협약 기업의 요구를 반영한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거래하는 우수한 업체들과 산학협력을 활발하게 한 덕분에 매년 성과를 내고 있다. 보건의료 특성화를 내세운 춘해보건대는 울산시와 4차 산업혁명의 신(新)성장동력으로 꼽히는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보건의료산업에 융합하는 인프라 조성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인하공업전문대의 미래융합인재양성 플랫폼 구축 사업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국형 온라인 공개 강의(K-MOOC)에 ‘스크래치와 스마트코딩’ ‘문화관광상품의 이해’ ‘하수관로 조사 및 정보구축’ 같은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할 정도로 수준이 아주 높다. 제주한라대는 기술지주회사 운영을 통한 산학협력 생태계 고도화 실현에 집중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을 접목한 캠퍼스를 구축해 산학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산학협력 우수 모델은 향후 대학의 글로벌 진출을 돕고 한류 교육 영토를 넓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지자체와 연계한 산학협력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대구시 경북도와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산학협력에 참여하는 대학과 기업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분야가 아직 상당하다고 본다. 지자체가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를 좀 더 발굴하고 청년 인재를 연결하는 역할을 적극 해준다면 도시와 산업 경쟁력 향상에 반드시 기여할 것이다. 지역 산업체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정책도 빨리 나와야 한다. 독일의 마이스터(전문기능인) 양성 제도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기술을 전수한 교육생이 다른 기업에 취업하더라도 이해하고 배려하는 전통이 있다. 청년 인재 양성을 ‘사회공헌’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우리도 지역 기업이 스스로 산학 활동에 적극 나서도록 하는 분위기를 확산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대구시가 운영하는 스타기업에 산학협력 채용 분야를 추가해 운영 자금 및 마케팅, 연구개발 지원, 세금 감면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가 늘어나면 전국 지자체들이 안간힘을 쏟고 있는 젊은 인구 유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산학협력의 올바른 미래 방향은….


“조심스럽지만 전문대와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청년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부를 통해 고용보험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재학생들이 현장 실습과 인턴 활동 때는 기업의 성장에 기여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중앙부처 간 충분한 논의를 거치면 가능하다고 본다. 졸업 전에 몇 주간 현장 실습을 마치고 동시에 해당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잘 활용한다면 불필요한 현장직무교육(OJT)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와 함께 대학의 생존과 직결되는 산학협력 연구개발 및 중소기업 컨소시엄, 교직원 활동 지원 사업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모범 사례를 세심하게 살펴보고 있다. 교육부와 지자체, 기업들과 자주 만나서 소통할 것이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