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0년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1.14/뉴스1
광고 로드중
“당장 내일의 성과만 바라보고 외교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신년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외교론’을 내놨다. 외교분야에 관한 여러 질문 끝, 마지막으로 받은 외교·안보 관련 질문에서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및 방위비분담금 압박에 관한 견해를 말해달라는 데에 “외교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며 “1년 후, 2년 후 긴 미래를 바라보면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만을 바라본다”, “한미동맹이 흔들린다”는 보수층의 평을 겨냥한 언중유골(言中有骨)의 언급을 내놓은 셈이다.
광고 로드중
근래 법무부가 단행한 검찰 고위급 인사에 있어 윤석열 검찰총장의 팔다리가 다 잘렸다는 평이 나오는 데에도 “수사권은 검찰에 있지만 인사권은 장관과 대통령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을 향해 ‘지적을 담은 당부’도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인사 프로세스에 따르지 않았음을 꼬집으면서도 “그 한 건으로 윤 총장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며 앞으로 검찰 조직문화, 수사 관행을 고쳐나가는 일에 앞장선다면 “국민들로부터 훨씬 더 많은 신뢰를 받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107분간 진행된 이날 신년기자회견은 지난 두 번의 회견에 비해 문 대통령의 답변 위주로, 더 밀도있게 흘러가는 듯한 인상을 줬다. 문 대통령은 “이왕 이야기가 나온김에 조금 더 말씀드리면”과 같이 답변을 상세하게 할뿐만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담아 언급했다.
대표적으로 앞서 언급된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 윤 총장을 향한 쓴소리는 물론 문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에 대해선 국민들에게 “송구하다”면서도 조국의 존재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광고 로드중
사실상 야당을 겨냥한 비판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이 앞장서서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정말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총선을 통해 그런 정치문화가 달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또한 야당을 향한 서운함을 공개적으로 토로한 셈이다.
결국 문 대통령의 이날 회견은 집권 4년차 국정운영 또한 기존 기조를 바탕으로 ‘뚜벅뚜벅’ 흘러갈 것임을 시사했다는 평이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를 잡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했다. 최근 기업은행장에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임명돼 노조와 시민사회단체에서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이 있다는 데에는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라고 일축하고 “경력 면에서 전혀 미달되는 바가 없는데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토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