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AFC U-23 챔피언십은 ‘박항서 매직’의 시작이었다. 그들을 다시 주목해야한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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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U-23 축구대표님 감독이 17일 오전 경남 통영시 통영체육관에서 인터뷰 후 선수들과 실내훈련을 하고 있다. 2019.12.17/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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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축구가 손을 맞잡고 아시아 전역에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한 출발점은 지난 2018년 1월 중국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이었다. 앞서 2017년 겨울 베트남 축구협회와 계약을 체결, 베트남 A대표팀과 U-23대표팀의 지휘봉을 동시에 잡았던 박 감독의 데뷔 무대였다.
그때는 주목도가 크지 않았다. 당시 베트남은 4번 시드를 받았던 팀이다. 시드는 2016년 AFC U-23 챔피언십 성적을 기준으로 나눈 것인데 베트남은 오만, 말레이시아, 팔레스타인 등과 함께 최약체로 분류됐다.
공교롭게도 베트남은 김봉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한국과 함께 D조에 속했고 1차전에서 한국을 만나 1-2로 패했다. 1점 차 스코어만 보고 베트남을 향해 ‘선전’이라는 평가가 나왔는데 결과적으로 섣부른 평가였다. 이후 베트남은 모두의 예상을 비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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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만하며 억지로 버틴 것도 아니다. 이라크전은 3-3 동점 후 치른 승부차기였고 카타르와의 4강도 2-2까지 진행된 뒤 승부차기로 돌입했다. 결승에서도 베트남은 우즈벡에 1-2로 석패했다. 연장 후반까지 119분을 잘 싸웠으나 120분에 결승골을 허용해 1-2로 무릎을 꿇었던 통한의 아픔이었다. 당시 우즈벡은 4강에서 한국을 4-1로 대파했던 강호였다.
대회 후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과 2018 스즈키컵 우승, 그리고 2019년 동남아시안(SEA)게임 우승 등 베트남 축구사를 새로 쓰고 있다. 베트남이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스즈키컵 정상에 오른 것은 10년 만이고, ‘동남아시아의 올림픽’으로 통하는 SEA게임 남자축구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60년 만의 쾌거였다. 그야말로 승승장구 중이다.
2020년 1월, 이제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은 2년 전과 사뭇 달라졌다. 내부의 자신감도 변했고 주위의 경계 시선도 1~2년 전과는 딴판이 됐다. 그런 베트남이 다시 AFC U-23챔피언십에 나선다.
통산 4번째를 맞이하는 ‘2020년 AFC U-23 챔피언십’이 오는 8일부터 26일까지 태국 일대에서 개최된다. 이번 대회는 2020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아시아 지역예선을 겸하고 있어 지난 대회보다 더 큰 관심이 향하고 있다. 대회에 걸려 있는 본선 티켓은 총 3장. 최소한 준결승까지는 올라야하고 개최국 일본이 4위 이하에 그친다면 3위안에 들어야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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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회 준우승 자격으로 톱시드를 받은 D조의 베트남은 북한, 요르단, 아랍에미리트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베트남이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라는 평가다. 일단 조별리그만 통과하면 단판 승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으니 보나 높은 곳도 가능하다.
지난해 12월 통영에서 만난 박항서 감독은 2년 만에 다시 출전하는 AFC U-23 챔피언십과 관련한 질문에 “2018년 중국에서 열린 대회는 부임한 지 3개월 만에 나선 대회다. 그때는 선수들 이름도 잘 외우지 못한 상태에서 출전했는데 운이 좋아서 준우승까지 했다”고 겸손하게 말한 뒤 “내가 베트남에 와서 처음 성과를 낸 대회이기에 기억이 많이 난다”고 회상했다.
사실상 ‘박항서 매직’의 시작을 알렸던 기분 좋은 무대이기에 또 한 번 흐름을 이어가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박 감독 역시 “이번 대회는 도쿄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라 베트남 팬들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준비를 잘하겠다”고 에둘러 욕심을 드러냈다.
근래 나가는 대회마다 ‘기본이 4강’인 베트남이다. 그 ‘기본’을 다시 해낸다면 베트남 축구사 최초의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세울 수 있다. 베트남을 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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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C조 한국과 D조 베트남은 8강에서 만날 수 있다. 서로 일찍 충돌하지 않으려면 공히 1위를 하거나 나란히 2위를 해야 한다. 한국이 C조 1위, 베트남이 D조 2위(혹은 한국이 C조 2위 베트남이 D조 1위)로 조별리그를 마치면 묘한 만남이 성사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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