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입 4대중 1대 첫 인도
23일 오전 경남 사천 공군기지 활주로에 도착한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 1호기. 조종석이 없고 동체보다 두 배나 긴 날개를 가진 외양이 눈에 띈다. 글로벌호크는 한 차례에 32시간 이상 비행하며 고성능 감시 장비로 야간 및 악천후에도 지상 3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사천=뉴시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동향 등을 감시할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 1호기가 우리 군에 인도되는 순간이었다. 정부가 2011년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글로벌호크 4대(약 1조1000억 원)를 미국에서 도입하기로 결정한 지 8년 만이다.
글로벌호크는 미 본토에서 이륙한 뒤 위성망을 통해 실시간 관제를 받으며 논스톱 비행으로 한국에 안착했다. 동체에 부착된 ‘미 공군(US AIR FORCE)’ 마크가 눈길을 끌었다. 미 공군이 운송을 책임진다는 의미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에 인도된 뒤에는 태극 문양과 공군 마크 등을 그려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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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위성급 최첨단 무인정찰기가 도입되면서 우리 군의 대북 감시능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에 크게 의존하는 대북 영상정보의 독자적 수집·분석 역량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우리 군은 북한 전역의 통신 감청이 가능한 정찰기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영상정보는 정찰기의 능력 한계로 평양 이남 지역까지만 수집할 수 있다. 글로벌호크는 작전반경이 3000km에 달해 북한 전역의 이동식발사대(TEL) 등 도발 징후는 물론이고 한반도 밖까지 들여다보는 게 가능하다.
군은 내년 상반기까지 글로벌호크 4대를 전력화해 24시간 체제로 대북 감시에 투입할 계획이다. 군 당국자는 “우리와 거의 같은 시기에 글로벌호크 도입을 추진한 일본보다 먼저 아시아 최초로 글로벌호크 도입국이 됐다는 의미도 크다”며 “2020년 중반까지 국산 중고도무인기와 정찰위성(5대)까지 실전 배치되면 미국의 도움 없이도 북한을 더 깊숙하고 촘촘히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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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