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ㅣKOVO
광고 로드중
지난 16일 스포츠동아가 남자부 단장들의 아시아쿼터 도입 등 KOVO 이사회 안건의 일부를 보도하자 단장들의 휴대전화 단체 대화방은 난리가 났다. “어디서 새 나갔는지 발설자를 찾아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고 했다. 어떤 비밀도 결국은 밝혀진다. 그래서 진실의 힘이 무섭다는 것이다. 팬의 성원으로 먹고 사는 프로스포츠에서 여론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쉬쉬하며 숨기기보다는 널리 알려서 보다 많은 사람들의 조언도 듣고 새 정책이 가져올 부정적 파장을 줄이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미래지향적이다. 새 제도와 관련해서 팬들은 부정적이다.
19일 이사회는 아시아쿼터 도입과 샐러리캡 현실화보다 더 중요한 안건도 논의된다. KOVO 이사회의 근간을 바꿀 의사결정 시스템의 변경 방안이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13개 남녀구단의 모임에서 전원일치찬성 방식이 오래 유지됐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지만 그래도 그동안은 잘 지켜져 왔다. 그만큼 각 구단들이 V리그의 생태계를 건강하게 지키자는 대의명분을 잘 따랐다. 간혹 뜻이 다른 구단들도 함께 껴안고 가는 평화를 유지해왔다.
광고 로드중
이렇게 알력이 쌓여가다 보면 남자팀과 여자팀의 리그분리는 현실로 될 것 같다. 요즘 그런 말들도 자주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나온 방안이 만장일치를 포기하고 중요한 안건은 표 대결로 결정하자는 것이다.
만일 이 방안이 통과된다면 갈수록 양극화를 향해 치닫는 구단의 전력격차를 줄이고 샐러리캡 현실화, 아시아쿼터 등의 새 시도는 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보다 합리적인 선에서 조정이 가능하다고 몇몇 구단은 보고 있다.
역시 이번에도 문제는 디테일에 있다. 표 대결 방식이 선택되더라도 KOVO의 투표권을 어디까지로 정해서 몇 표를 주는 것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그래서 19일 이사회는 여러모로 중요하게 됐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