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경기 인도네시아 3-0 완파… 1959년 시작된 대회 사상 첫 우승 박감독 장신 활용한 전술 적중… 후반 퇴장에도 실점없이 마무리 아시안컵 8강-스즈키컵 우승 등… 동남아 ‘축구 패권’ 확실히 잡아
도안반허우 선제-쐐기골 베트남의 도안반허우가 10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남아시아(SEA)경기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전반 40분 인도네시아로부터 첫 골을 뽑아 낸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인도네시아에 3-0으로 승리하고 1959년 대회 창설 후 60년 만에 처음 정상에 섰다. 마닐라=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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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딩크’ 박항서 감독(사진)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 대표팀이 10일(현지 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남아시아(SEA) 경기 축구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0으로 완파했다. ‘박항서 매직’에 힘입어 베트남은 SEA 게임 축구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하노이 호찌민 등 베트남 대도시 곳곳에선 거리 응원이 벌어졌고 길가엔 베트남기와 함께 태극기가 휘날렸다. 박 감독은 이번에도 선수들의 컨디션을 하나하나 챙기는 ‘아버지 리더십’으로 ‘원 팀’을 만들었고 베트남에 60년 만의 마법 같은 승리를 선물했다.》
박항서 감독(60·사진)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 대표팀은 10일 필리핀 마닐라 리잘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SEA)경기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베트남은 1959년 대회 창설 이후 60년 만에 처음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 우승하기까지 7경기를 치르는 동안 라이벌 태국전 무승부를 빼면 6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베트남은 8일 여자 축구가 먼저 우승한 데 이어 이날 남자 축구까지 정상에 오르면서 남녀 동반 제패라는 쾌거를 이뤘다. 베트남 남자 대표팀은 원년 무대였던 1959년 방콕 대회 당시 우승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통일 베트남이 아닌 ‘남(南)베트남(월남)’으로 출전했었다.
베트남은 전반 40분 도안반허우(20)의 머리에 맞고 방향이 바뀐 공이 상대 오른쪽 골망을 흔들며 결승 선제골이 됐다. 인도네시아보다 평균 신장이 큰 베트남의 제공권을 적극 활용한 박 감독의 전술이 적중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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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이 부임하기 직전 베트남 선수들은 약한 체력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박 감독은 진 경기라도 “최선을 다했으니 자부심을 가지라”며 선수들의 기를 살리는 동시에 한 명 한 명의 컨디션 등을 직접 챙기는 ‘아버지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원 팀’으로 만들었다. 한편으로는 선수들의 식단을 영양 균형이 맞도록 개선하고 포백 위주의 단순한 전략을 버리고 스리백의 과감한 공격 위주 전술을 구사해 전력을 끌어올렸다.
최근 계약기간 2년에 옵션 1년을 조건으로 재계약을 맺은 박 감독은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를 증진시키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