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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일과 양육을 병행하는 여성)’들의 95%는 퇴사를 고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고비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였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8일 ‘2019 한국 워킹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퇴사를 고민했던 경험이 있는 워킹맘이 95%에 달했다고 밝혔다.
워킹맘이 퇴사를 고민하는 주된 이유는 자녀 양육 문제였다. 특히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퇴사 고민이 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워킹맘의 경우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 시 직장을 그만두거나 이직을 고민했다는 응답이 50.5%로 조사됐다. 임신했을 때(25.2%)나 출산을 앞뒀을 때(42%)보다 고민이 컸다. 학교 준비물 마련, 방과 후 일정 등 자녀에게 손이 많이 가는 시기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자녀가 적어도 중학생은 돼야 주변의 도움 없이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워킹맘은 퇴사 위기가 찾아왔을 때 대부분 부모와 가족의 도움으로 고비를 넘겼다. 부모의 도움(34.3%), 부모 외 가족의 도움(20.1%)을 받은 경우가 절반 이상이었다. 육아휴직을 쓰는 경우도 10.6%를 차지했다.
워킹맘 대부분은 직장에서 계속 일을 하길 원했다. 워킹맘의 75.1%가 현재 직장에서 계속 일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직장생활을 계속하려는 이유는 ‘가계 경제에 보탬이 되기 위해’라는 답변이 44%로 가장 많았다. ‘일을 하는 게 나아서(8.4%)’, ‘자아발전을 위해서(7.6%)’ 등 개인적인 이유는 낮게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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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들은 가계 소득을 주로 본인이 관리했다. 본인과 배우자의 소득을 모아 관리하는 워킹맘은 78.3%로 집계됐다. 또 워킹맘 78.6%는 비상금을 보유했다. 평균 비상금은 1010만 원 수준이었다.
워킹맘의 76.5%는 ‘배우자에 의지하지 않고 독립해서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가치관에 동의했다. 워킹맘의 94.3%가 자녀를 위해 투자·저축을 했다. 목적은 자녀 대학 등록금·어학연수·유학비 마련 등이었다.
워킹맘의 현재 생활에 대한 우선순위는 직장생활(54%), 가정생활(33.5%), 개인생활(12.5%) 순으로 조사됐다. 개인적 여유시간은 평균 1시간 51분 정도였다.
이처럼 여유시간이 적다보니 워킹맘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소비했다. 최근 3개월 내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통해 물건·서비스를 구매했다는 워킹맘은 98.4%에 달했다. 주로 퇴근 이후인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 야간 시간을 활용했다. 워킹맘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장 많이 구매하는 상품군은 식료품·생필품 등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현재 경제활동 중이며 고등학생 이하의 자녀를 둔 여성 2000명을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분석한 결과다. 서울을 포함한 경기도와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워킹맘(만 25~59세 여성 취업자)을 대상으로 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