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개발원-광주교육청 등 협력 광주 중증장애인 4년간 67명 채용… 97% 고용상태 유지해 장애인 선호
광주의 한 중학교에 급식보조 업무직으로 취직한 중증장애인 남명현 씨가 지난달 29일 급식실에서 단호박을 깨끗이 씻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이 일을 얻기까지 남 씨가 거친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불안정했다. 동강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해 2016년부터 2년간 요양보호사 보조로 일했다. 2년 계약이 끝난 지난해 초에는 주민센터 행정보조로 취직했지만 역시 계약직이었다. 남 씨는 “요양보호사 보조, 행정보조 일은 월급이 60만 원 정도로 적기도 하고 일하는 시간도 너무 짧았다”며 “급식보조 일을 하면서 열심히 저축해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남 씨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는 데에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지역맞춤형 장애인 일자리 창출 모델’이 큰 도움을 줬다. 장애인개발원은 양질의 중증장애인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2016년부터 광주시교육청, 광주지역 장애인복지관 6곳과 협력하고 있다.
세 기관의 이 같은 협력으로 최근 4년간 광주지역 중증장애인 67명이 교육공무직으로 채용됐다. 이 중 65명(97.3%)이 현재까지 같은 직장에서 계속 일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의 2019년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서 조사된 올 5월 기준 전국 중증장애인 고용률이 20.9%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대단히 높다. 경증장애인 고용률은 40.6%다. 최현숙 장애인개발원 광주지부 대리는 “교육공무직의 경우 근무 환경이 안정적이고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서 근무할 수도 있어 지역 중증장애인들이 선호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188명이 지원서를 내 13명이 합격할 정도로 경쟁률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최경숙 장애인개발원 원장은 “지역맞춤형 채용 모델은 지역 교육청과 복지관, 장애인개발원이 긴밀하게 협조해 중증장애인에게 지역사회 내에서 좋은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며 “향후 광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상생과 협업을 통해 중증장애인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적성에 맞는 일을 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광주=위은지 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