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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해안 포문 폐쇄’도 위반했나…76.2㎜ 해안포 ‘레일’도 확인

입력 | 2019-11-25 19:11:00

76.2㎜ 해안포, 사거리12㎞ 추정…갱도 안에 보관된 듯
北, 해안포 아래 레일 설치해…진지로 신속이동해 발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 창린도 방어부대에서 해안포 사격을 지시하면서 9·19 군사합의를 처음으로 위반한 가운데, 포사격뿐 아니라 해안 포문도 열려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남북은 지난해 9·19 군사합의에서 서해 남측 덕적도에서 북측 초도 사이 135㎞ 수역에서 포사격과 해상 기동훈련을 완전 중지하고, 포문 폐쇄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북한이 포사격뿐 아니라 포문 폐쇄 조치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북한 조선중앙TV가 25일 오후 공개한 보도 사진에는 직접적인 발사 장면은 없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76.2㎜ 해안포로 추정되는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이 나타났다. 사거리 12㎞의 76.2㎜포는 북한의 대표적인 해안포다.

정보당국 등은 북한이 서해 완충수역 일대에 사거리 12㎞의 76.2㎜포, 사거리 27㎞의 130㎜포 등을 250~300여 문 설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는 사거리 27㎞의 152㎜ 지상곡사포가 배치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특히 이날 김 위원장의 사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 해안포 아래 깔린 레일이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해안포 아래로 콘크리트 공사를 한 바닥에 레일이 곡선 형태로 깔려있다.

또 레일 위로는 해안포 이동을 관측할 수 없도록 수풀과 함께 위장막으로 보이는 구조물들이 설치돼 있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76.2㎜ 해안포를 평소 갱도 안에 숨겼다가 진지로 이동해 사격을 하는 형태로 운용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해안포 아래 설치된 레일은 갱도 안에서 진지로 신속하게 포를 빼려고 만드는 것”이라며 “해안포 발사를 위해 해안 포문을 열고 나왔다고 추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군 당국은 김 위원장의 사진에 나온 해안포가 76.2㎜포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해안 포문이 열렸는지 여부와 76.2㎜포에서 실제로 발사됐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군 당국이 북한의 9·19군사합의 위반 관련 사실들을 확인했지만, 교착 국면인 북미 및 남북 대화 등을 염두해 분석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대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찰에는 박정천 총참모장(우리의 합참의장에 해당)과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이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시찰 과정에서 창린도 해안포 중대에 포사격을 지시했고, 실사격이 이뤄진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창린도는 황해도 남단에 위치한 섬으로 백령도에서 남동쪽으로 약 45㎞ 떨어져 있다. 이 지역은 남북이 지난해 9·19 군사분야 합의서에서 규정한 해상 적대행위 금지구역(완충수역)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서해 완충구역 일대에서의 해안포 사격훈련 관련 사항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북측에서 언급한 해안포 사격훈련은 지난해 9월 남북 군사당국이 합의하고 그간 충실히 이행해 온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북측은 남북한 접경지역 일대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우려가 있는 모든 군사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이러한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9·19군사합의를 철저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