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한국기원 제공). © 뉴스1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이세돌(36)이 프로바둑기사 현역 생활에는 마침표를 찍었지만 한국기원과 법적 공방은 이어갈 전망이다.
이세돌의 친형이자 매니지먼트를 맡았던 이상훈 9단은 최근 뉴스1과 통화에서 “이세돌이 은퇴를 했지만 한국기원을 상대로 한 기사회 공제금 반환 소송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기원도 지난 8월 이세돌 측으로부터 소장을 받은 후 변호사를 선임하고 법적으로 맞설 태세를 갖추고 있다.
당시 기사회는 정관에 관한 문제는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한국기원에 중재를 요청했다. 그러나 기원은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했고 이세돌의 탈퇴서 수리는 보류된 채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먼저 움직인 건 이세돌이었다. 이세돌은 올해 5월 ‘기사회 탈퇴 이후에도 자신의 대국 수입에서 공제해간 금액을 돌려달라’며 내용증명을 기원에 보내고 법정 싸움을 예고했다.
기사회 탈퇴 이후에도 이세돌은 국내외 기전에 꾸준히 참여했는데, 이 기간 기사회 공제금액은 약 3200만원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기사회의 요청으로 현재 한국기원이 보관하고 있다.
이상훈 9단은 “3200만원이라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상황이 부당하다고 판단했기에 소송을 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사회는 기사들이 만든 친목단체일뿐”이라며 “탈퇴를 기사회가 납득할 수 없다면 우리 쪽으로 책임을 물 수 있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기원은 개인의 자산인 공제금액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기원은 소송에 들어간 만큼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고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이상훈 9단은 이세돌의 은퇴가 7월 한국기원의 정관 변경으로 인해 당초 계획보다 한달정도 빨라졌다고 짚었다.
지난 7월 한국기원은 Δ본원이 정한 입단 절차를 통해 전문기사가 된 자는 입단과 동시에 기사회의 회원이 된다 Δ본원이 주최·주관·협력·후원하는 기전에는 기사회 소속 기사만이 참가할 수 있다는 항목을 신설했다.
지난 3월 중국의 커제 9단과 특별대국을 마친 뒤 은퇴의사를 밝힌 이세돌은 지난 19일 한국기원을 방문해 직접 사직서를 제출했다.
1995년 프로무대에 데뷔한 이세돌은 지난 25여년간 18차례의 세계대회 우승과 32차례의 국내대회 우승 등 모두 50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려 한국기원 집계 공식 상금 약 98억원을 벌어들였다.
2016년에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결해 인류 최초의 1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