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유지한 美 기존 입장 뒤집어… 트럼프 지지 핵심세력 의식한 듯 네타냐후 ‘서안지구 합병’ 힘실어… 팔레스타인과 주변국 즉각 반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 건립이 “더 이상 국제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18일 AP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 정착촌이 국제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 평화를 진전시키지 못했다”며 “이 분쟁에 법적 해결책은 결코 없으며 국제법상 누가 옳고 그르냐는 논쟁은 평화를 불러오지 못한다는 게 냉엄한 진실”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41년간 유지해 온 입장을 뒤집는 것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중심으로 한 강경 보수파 유대인들이 주장해 온 ‘서안지구 합병’ 방침에 힘을 실어 준 것이다. 이에 팔레스타인과 요르단 등 아랍 국가들은 반대 성명을 발표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는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한 곳으로 유엔 등 국제사회는 ‘전쟁으로 획득한 땅은 영토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방침 아래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대를 반대해왔다. 미국도 1978년 미 국무부를 통해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정착촌 건립은 국제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법률적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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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언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위기를 겪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지지 세력인 미국 내 보수 유대인들과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3월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한다고 발표하는 등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여 왔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전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