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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하는 말은 한마디 한마디 다 옳다[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입력 | 2019-11-04 03:00:00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오바마재단 서밋’에서 소셜 미디어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카고트리뷴 웹사이트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아마 화가 날 겁니다. “오바마가 11차례나 통화를 시도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받지 않았다” “오바마가 경제를 망쳐서 내가 다 회복시켰다”는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온갖 허풍과 조롱을 받아넘기려면 웬만한 평정심을 가지고는 어림도 없습니다.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조용히 사는 듯했던 오바마 전 대통령이 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오바마재단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혹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울분을 터뜨리지 않을까 했는데 전혀 다른 주제인 소셜미디어 얘기를 꺼냈습니다.

△“Social media enables woke people to be as judgmental as possible.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한 말 중에 ‘woke’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Wake(깨다, 깨우다)’의 과거형이죠. 소셜미디어 용어로 ‘(사회적으로) 깨어 있는’이라는 뜻입니다.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자신의 사회적 정치적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생각이 다른 사람들끼리 싸우게 됩니다. 미국처럼 사상적 분열이 심한 나라에서 소셜미디어는 전쟁터가 된 지 오랩니다. “소셜미디어는 사회적 참여의식이 강한 사람들이 함부로 판단하도록 부추기는 공간이다.”

△“I called you out.”

‘Call out’도 알아둬야 할 용어입니다. 다른 사람의 소셜미디어에 들어가 온갖 비판을 하는 행위입니다. 하다못해 철자법이 틀렸다고 흉보기도 합니다. 내가 그 사람 흉을 봤다면 “내가 그를 불러냈지(call out)”라고 합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call out’을 비판합니다. 상대방에게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는 치졸한 행위일 뿐이지 사회를 바꿔보겠다는 의식 있는 행동이 아니라는 거죠.

△“He is right on all accounts.”


우리는 소셜미디어의 문제점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편하다 보니, 재미있다 보니 그냥 지나쳤던 거죠. 그러다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다들 “맞아, 문제야”라고 맞장구칩니다. 실리콘밸리 출신의 2020년 대통령선거 민주당 후보인 앤드루 양은 “그(오바마 전 대통령)가 하는 말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옳다”고 합니다. 그냥 “He is right”라고 하면 될 것을 “on all accounts”를 붙입니다. ‘한마디 한마디 모두 다 옳다’는 것이죠.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