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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좌담회 리베이트 혐의’ 노바티스 전 대표에 징역형 구형

입력 | 2019-11-01 12:43:00


노바티스 주식회사© 뉴스1

의약전문지 등에 집행한 광고비를 통해 학술행사 참가비 및 자문위원료 등의 명목으로 수십억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다국적 제약회사 한국노바티스의 전현직 임직원과 전문지 관계자들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5단독 허명욱 판사 심리로 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약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국노바티스 전 대표이사 문모씨(50)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함께 기소된 노바티스 전현직 임직원들과 전문지 관계자들에게도 징역 6월~1년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자백한 일부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검찰이 “재판 장기화로 인해 3년 간 고통을 겪은 점을 참작했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 2년을 함께 구형했다.

노바티스주식회사 법인에게는 벌금 4500만원이, 각 의약전문지들에게는 벌금 1000만~3000만원이 구형됐다.

검찰은 “한국노바티스는 회사 차원에서 장기간에 걸쳐 통상적 업무프로세스로 의약품 판매 촉진 목적의 금품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며 “이는 광고비 등 객관적 자료, 공범들의 자백 및 참고인 진술 등으로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피고인은 아래 직원들의 일탈이라고 주장하나, 부하직원들이 부서장 몰래 광고비 예산을 따내 집행하는 것은 절차상 불가능하고 그럴 이유도 없어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검찰 주장에 문 전 대표이사 측 변호인은 “좌담회 후원은 약사법령이 정한 합법적인 광고수단”이라면서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다는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문 전 대표이사 역시 “일면식도 없는 전문지 관계자들과 어떻게 범행을 공모했다는 것인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노바티스 직원들이 (좌담회 후원 등은) 합법적이고, 정당하다고 믿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법 리베이트는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인 의료제약 산업에서 없어져야할 사회적 병폐이지만, 일반적인 판매 촉진 행위에 대해서까지 무리한 수사를 하고 불법 리베이트로 간주하는 것은 현장에서 땀 흘리는 모든 제약사 임직원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만드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국노바티스 측 변호인도 “설립 이래 환자의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며 노력해왔는데, 이 사건 공소사실로 기소돼 매우 부끄럽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다시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변론했다.

서울서부지검 제공

한국노바티스는 2011년부터 2016년 1월까지 의약전문지 등에 지급한 광고비로 좌담회 참가비와 자문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대학·종합병원 의사들에게 25억9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의약전문지와 학술지 발행업체 등에 제품 광고 명목의 광고비를 집행한 뒤 해당 업체들을 통해 좌담회 참가비, 자문료 등을 빌미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바티스가 전문지 기사의 취재 명목으로 5~10명 내외의 친분이 있는 의사들을 호텔 등 고급식당에 초대해 1인당 30만~50만원 상당의 참가비를 지급하는 수법을 썼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또 전문지는 노바티스에서 선정한 의사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한달에 100만원 상당의 자문료를 주거나, 학술지 발행업체의 번역 업무에 대한 편집회의를 열고 원고료 명목으로 50만~100만원 상당을 주기도 했다. 검찰은 해당 의사들이 실제로 노무를 제공하지 않아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노바티스는 이를 위해 총 181억원의 광고비를 집행했으며 의약전문지 업체 등은 각종 명목의 행사를 대행한 후 인건비·대행 수수료를 포함한 광고비를 받아 평균 30~50% 정도의 수익을 얻었다. 이 중 25억9000만원이 의사들에게 흘러들어갔다고 검찰은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