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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고발건 영장’ 檢 제동에 경찰 “기초조사도 어려워”

입력 | 2019-10-28 13:42:00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직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뉴스1 © News1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45·사법연수원 30기)가 고발한 ‘고소장 위조검사 사건 무마’ 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검찰로부터 부산지검 압수수색 영장을 두 번 모두 반려당한 가운데, 경찰은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또 해당 검사와 관련해 추가로 제기된 ‘고소장 파기 후 위조’ 등 의혹도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다시 기각된 것과 관련해 “전반적인 검토 후에 향후 어떻게 할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기관과 기관 간 강제수사를 하기 전에는 (자료) 임의제출을 요구한다”며 “임의제출이 안 돼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것인데, 그게 거부가 돼서 기초적인 조사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압수수색 영장을 다시 신청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판단하겠다”고 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영장이 자꾸 기각되는 데 대해 “우리 입장에서는 말하기 힘들다”면서도 “검찰 내부망에도 (글이) 올라오고 그런 사유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고소장 위조 검사’로 알려진 A검사에 대해서는 그가 고소장을 분실해서 위조한 것이 아니라, 고소장을 고의로 파기한 뒤 위조한 것이라는 의혹도 일부 언론보도 등을 통해 제기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이 의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이 새로 나온 게 있어서 좀 봐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부장검사는 A검사가 2015년 12월 부산지검에 근무하던 중 민원인이 제출한 고소장을 잃어버린 뒤 해당 민원인의 다른 고소장을 복사해서 이를 ‘바꿔치기’했지만, 그에 대한 징계와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당시 검찰 수뇌부를 지난 4월19일 경찰에 고발했다.

피고발인은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김주현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황철규 전 부산고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조기룡 전 청주지검 차장검사(현 서울고검 부장검사)다. 임 부장검사는 이들이 A검사에 대해 감찰이나 징계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검찰 측 비협조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검찰이 자료 제공에 협조해주지 않거나 압수수색 영장 신청 건을 기각하면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취지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22일 오전 부산지검 공판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서울중앙지검에 다시 신청했지만, 검찰은 23일 재차 불청구 결정을 내렸다. 경찰은 지난달에도 부산지검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 단계에서 기각됐다.

이에 대해 피고발인 중 하나인 조기룡 서울고검 부장검사는 지난 27일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고 “사실관계와 법리를 외면한 근거없는 주장이 도를 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2회에 걸친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것은 고발된 범죄 혐의가 법리적 차원에서 인정되기 어렵고, 강제수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해서”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경찰은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 조모씨(28)의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 내용을 외부에 흘렸다며 박훈 변호사가 검찰 관계자들을 고발한 것과 관련해서는 계속해서 관계자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 청장은 “당시 출입한 기자들에 대한 조사와 관련 자료 및 폐쇄회로(CC)TV 분석도 마친 상태”라며 “이를 토대로 추가조사가 필요한 부분을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압수수색보다는 관련자 조사가 좀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6일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이 사건 관련 ‘기밀누설죄를 범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처벌해달라’는 청원에 답변하면서 “결국 수사를 통해 밝혀질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경찰 수사의 진행상황 및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아울러 경찰은 해외에서 상습적으로 원정도박을 했다는 혐의를 받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YG) 대표(50)와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 수사를 곧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이다. 두 사람을 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경찰은 이들을 각각 두 차례 불러 조사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