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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같은 ‘창업 생태계 요람’ 만들겠다”

입력 | 2019-10-28 03:00:00

김채광-윤세명 중앙부처 공무원… 매달 ‘도룡벤처포럼’ 7년째 운영
투자 노하우 등 창업열기로 후끈… 대전에서 열리는 포럼 효과 기대



도룡벤처포럼을 7년째 운영하고 있는 김채광 충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 조정협력과장(왼쪽)과 간사인 윤세명 중소벤처기업부 지역기업육성과장.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17일 오후 6시 반 대전 유성구 대덕테크비즈센터 1층 콜라보홀. 대학생과 연구원, 은퇴 과학자, 투자자 등 50여 명이 몰린 자리에서 스타트업 보바의 양세영 대표와 넥스탑의 양선 대표가 창업 아이템인 3D(3차원) 프린팅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문창용 대전시 과학산업국장이 시의 스타트업 활성화 정책을 소개했다. BWsoft의 천태철 대표와 NVC파트너스 이상동 상무는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노하우를 전수했다.

매달 셋째 주 목요일 어김없이 열리는 ‘도룡벤처포럼’은 항상 창업 열기로 뜨겁다. 스타트업의 자기소개와 중소벤처기업 정책과 글로벌 시장 동향, 기업 성장관리 노하우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차고 넘친다. 폐업 노하우까지 알려준다. 5월 포럼의 ‘엎어질 때는 잘 엎어져라’ 강연이 그것이다. 질문과 토론이 끊이질 않는다. 전문가들이 적지 않아 허튼소리를 했다가는 본전도 건지기 어렵다.

이 포럼을 7년째 운영 중인 주역은 회장인 김채광 충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 조정협력과장과 간사인 윤세명 중소벤처기업부 지역기업육성과장.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제도(TIPS)와 엔젤매칭 펀드제도를 마련한 중기부의 ‘창업통’들이다.

“2012년 봄이었을 거예요. 오래 살아온 대전을 위해 뭔가 기여할 게 없을까 생각했어요. 되돌아보니 창업에 대한 업무를 가장 오래 했더라고요. 뜻을 같이하는 윤 간사와 의기투합했죠.” 김 회장은 “1년여간 준비해 2013년 7월 19일 첫 포럼을 열었는데 알려지지 않아 운영자와 발표자만 참석했다”고 회고했다. 썰렁했던 포럼은 이제 60회를 넘기면서 국내에서 드문 민간 창업 생태계의 요람으로 성장했다.

김 회장은 “창업 업무는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포럼을 이끌다 보니 착각이었다는 반성을 하게 됐다”며 “포럼에서 배운 창업 현장의 생생한 지식과 경험은 업무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과학고를 나와 KAIST에서 기계항공공학으로 학사와 석사를 받은 윤 간사는 잠시 연구원으로 생활하다 행정고시 49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그는 “스타트업 정책 업무를 맡아 실리콘밸리와 한국을 오가는 창업자 및 투자자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았다”며 “창업자와 투자자가 자연스럽게 만나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는 실리콘밸리의 분위기를 국내에 구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금껏 고수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3000만 원가량 운영비를 지원하겠다는 기관이 있었지만 정중히 사양했다”며 “정부 지원을 받으면 자율성이 줄고 의존 타성이 생겨 포럼 운영의 진취성과 도전성이 위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포럼의 규모가 커지면서 대덕연구개발특구의 투자사와 엑셀러레이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KAIST,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등의 일부 구성원들이 포럼기획팀을 구성해 콘텐츠 마련과 행사 운영을 돕는다.

이들은 어느 곳보다 대전에서 포럼의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많아 국내 최고의 연구개발(R&D) 인프라와 우수한 인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연구개발 인프라와 우수 인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가장 긴요하게 요구되는 자원”이라며 “이런 자원이 지역 창업가의 아이디어와 창의성과 융합한다면 유망 기업을 배출하는 창업 생태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국가 경제를 살리려면 창업을 통해 좋은 기업이 많아 나와야 하고 그러려면 창업 분위기와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앞으로는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지역의 기술창업 기업을 발굴하고 이들을 해외의 기업들과 연결해주는 역할도 하겠다”고 밝혔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