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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3분기 성장률 0.4%, 어닝 쇼크에 빠진 국가 경제

입력 | 2019-10-25 00:00:00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4%(전년 동기 대비 2.0%)에 그쳐 올해 연간 성장률 2.0%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시장에서는 3분기 성장률이 0.5∼0.6%는 될 것으로 내다봤는데 그에 못 미쳤으니 기업으로 치면 ‘어닝 쇼크’ 수준이다. 만약 올해 성장률이 1%대가 된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가 된다.

어제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건설 투자가 5.2% 줄어든 것이 성장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건설 투자뿐만 아니라 설비 투자도 부진했고 소비도 신통찮았다. 2분기까지는 정부의 재정지출 증가로 버텼지만 상반기에 재정을 대거 끌어다 쓰는 바람에 3분기에는 재정의 역할도 미미했다. 어제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93%나 급감했고, 현대차 기아차도 예상에 못 미쳐 민간 경제의 어려움을 반영했다.

앞으로도 경제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이 더 큰 문제다.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던 중국과 독일 경제가 수직 낙하하고 있고, 미국마저 내년엔 1%대로 떨어질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팽배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어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올해 2% 성장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 미만이었던 것은 2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1980년과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밖에 없었다. 과거엔 글로벌 위기를 벗어나면 금방 성장률이 회복됐지만 이제는 추세적으로 성장 잠재력 자체가 계속 떨어지고 있어 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가 재정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민간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