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인하했다. 기준금리가 2017년 11월 이후 약 1년 11개월 만에 역대 최저 수준으로 다시 내려오며 초저금리 시대가 다시 열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1.50%에서 0.25%포인트 인하된 1.25%로 낮췄다. 한은은 올해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 낮춘 데 이어 약 3개월 만에 추가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은은 2016년 6월부터 약 1년 5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1.25%로 운용했다. 이날 한은의 결정으로 한국의 기준금리는 다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해왔다. 금융투자협회가 1일부터 8일까지 96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한 금리 전망 설문조사에서도 65%가 금리 인하를 점쳤다.
특히 최근에는 물가상승률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었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올해 들어 0%대에 머물러 있으며 8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 등이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낮다. 물가 상승률이 곧 1%대로 회복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우려가 쉽게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갈수록 하향 조정되는 점도 기준금리 인하의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이 최근 내놨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 2.2%도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0%로 낮춰 잡았으며 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주요 국제 기관들 중에는 1%대 성장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