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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별도 계좌-원아수 조작… 사립유치원 또 ‘회계 비리’

입력 | 2019-10-07 03:00:00

비리 신고된 유치원 6곳 모두 서울교육청 감사서 사실로 드러나
교비 유용-부정수령 등 적발… “에듀파인 정착 안된 탓” 지적도




최근 서울시교육청의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 대상이 된 유치원에서 모두 회계 비리가 적발됐다. 지난해 유치원 비리 파동을 겪은 뒤 사립유치원에 적용한 국가교육회계시스템(에듀파인)이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이 올 2월부터 6월까지 사립유치원 6곳을 감사해 6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원아 20명의 작은 유치원부터 200명이 넘는 대형 유치원까지 6곳에서 모두 회계 비리가 확인됐다. 감사 대상 유치원들은 서울시교육청 산하 사립유치원 비리신고센터에 접수된 민원을 토대로 정해졌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A유치원은 2016년부터 3년 넘게 유치원 명의 4개와 설립자 명의 2개 계좌로 유치원비를 분할 관리해왔다. 교육부와 시교육청은 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유치원 명의 계좌 하나만을 개설하도록 하고 있다. 또 사적으로 유치원비가 사용된 사실도 드러났다. 이 유치원 설립자는 2017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원비로 자신의 개인연금 보험료를 냈다.

강서구 B유치원은 정부 보조금을 더 받기 위해 2017년 방과 후 과정 신청 원아 수를 실제(35명)보다 5명 많은 40명으로 늘려 기재했다. 당시 담임교사 2명 모두에게 보조금이 지급되도록 출석부를 위조한 것이다. 방과 후 과정은 유아 20명당 담임교사 1명에게 교원 보조금이 제공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3월부터 사립유치원의 에듀파인 사용이 의무화됐지만 아직 현장에서는 잘 정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어떤 내용의 제보가 들어오든 종합감사 수준으로 엄격히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