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의혹 파문]3일 조국 부인 비공개 조사
3일 오전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동양대 정경심 교수가 비공개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몰린 취재진이 민원실 출입구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날 정 교수는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몸이 아프다”며 조사를 거부해 오후 4시경 조사가 중단됐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취재진이 포토라인을 표시해 놓고 기다리던 1층 출입구를 피해 정 교수는 10층 영상녹화 조사실에 도착했다. 정 교수는 여기서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자택 압수수색 때 마주쳤던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 소속의 이광석 부부장검사와 마주 앉았다.
현직 법무부 장관 부인의 사상 첫 조사라는 점과 나중에 무리한 수사라는 비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검찰은 조사 과정을 전부 녹화 및 녹음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실에는 여성 수사관이 앉아 있었고, 정 교수의 옆에는 변호인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 실제 조사 시간은 5시간… 4일 재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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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 부인의 조사에 검찰 지휘부도 긴밀하게 움직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출근하지는 않았지만 주요 수사 상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과 차장검사 등은 모두 출근했다. 검찰은 정 교수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앰뷸런스 등 응급 연락망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사 시기와 조사 방법 등도 정 교수 측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해 왔다.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소환을 미루자 정 교수 측이 소환 일정을 정하도록 배려했다고 한다. 당초 서울중앙지검 1층 출입문을 통해 사실상 공개 조사를 시사했던 검찰은 비공개 조사로 방침을 바꿨다.
○ 자녀 부정입학 추궁에 황당한 이유로 부인
자녀의 대학 및 대학원 부정입학 의혹에서는 인턴활동증명서와 표창장을 위조하는 등 주도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지분 매입 자금을 대는 등 펀드의 실소유주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조 장관 가족이 운영하는 사학재단 웅동학원의 위장 소송 때 이 학원의 이사로 재직해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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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 교수는 검찰이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면서 추궁했지만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는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위해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한 것 아니냐는 검찰의 추궁에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의 딸이 언론 인터뷰에서 부인했던 논리와는 또 다른 다소 황당한 이유였다고 검찰 관계자가 전했다. 앞서 검찰은 “정 교수가 표창장을 위조한 시점과 방법을 특정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 자료를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 수사 장기화되면 영장 청구에도 영향 줄 듯
검찰은 당초 정 교수에 대해 한두 차례 조사를 한 뒤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현재까지 검찰은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사회지도층의 중대 범죄에 정 교수가 적극 관여한 데다 자택 PC를 교체하고, 관련자에게 서류를 없애라고 지시하는 등 증거 인멸에 관여했다는 이유다.
하지만 정 교수에 대한 첫 조사가 예상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끝나면서 조사가 장기화할 수 있다. 검찰은 정 교수가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밤 12시까지는 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지만 정 교수는 7시간 정도 빨리 귀가했다. 수사 일정이 재조정되면 조 장관 일가 의혹에 대한 전체적인 수사 일정도 더 늦어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검찰이 정해 놓은 당초 수사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성호 hsh0330@donga.com·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