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정이 9월 30일(한국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브릭야드 크로싱 골프클럽에서 끝난 LPGA 투어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에서 시즌 두 번째 정상을 밟았다. 허미정은 대회 전통인 우유 붓기 세리머니로 우승을 자축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뒤늦게 꽃피운 전성기라 더욱 감동적이다. 허미정(30·대방건설)이 생애 첫 단일 시즌 다승 그리고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라는 값진 선물을 안았다.
허미정은 9월 30일(한국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브릭야드 크로싱 골프클럽(파72·6456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약 24억 원) 최종라운드에서 경쟁자들을 여유 있게 제치고 21언더파 267타로 정상을 밟았다. 우승상금은 30만 달러(3억5000만 원)다.
나흘간 선두자리를 단 한 차례도 내주지 않은 완벽한 우승이었다. 대회 첫 날 보기 없이 버디 9개만을 낚아 2타차 단독선두로 올라선 허미정은 2라운드에서 2타를 줄인 뒤 3라운드에서 6타를 또 줄이면서 순항을 이어갔다.
바로 곁에서 추격자들이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본 허미정은 침착하게 리드를 지켜나갔다. 9번 홀(파4)에서 정확한 세컨샷을 통해 공을 그린 위로 올린 뒤 2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파5 10번 홀에서도 안정적인 어프로치를 앞세워 1타를 추가로 줄였다. 이어 13번 홀(파4) 쐐기 버디로 올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자축했다.
대전체고 시절 국가대표를 지낸 허미정은 2005년과 2006년 전국체전 개인전·단체전 2연패라는 진기록을 세우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09년 LPGA 투어 데뷔와 함께 세이프웨이 클래식 정상을 밟은 뒤 2014년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과 올해 8월 스코틀랜드 오픈을 제패했다. 그리고 이날 우승으로 5년 주기 우승이라는 보이지 않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뒤늦게나마 진정한 전성기를 꽃피우게 됐다.
대회 전통을 따라 코스 옆 자동차 경주장에서 트랙 키스 세리머니를 한 뒤 우유를 마신 허미정은 “지난해 박성현이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직접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또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역시 꼭 이루고 싶었던 기록이라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며 밝게 웃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