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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인플레이션 사상 첫 1%대…R공포 커지나

입력 | 2019-09-26 06:23:00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 2019.8.1/뉴스1 © News1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인식과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사상 처음으로 연 1%대로 내려앉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0%대를 기록한데 이어 이들 지수도 두 달째 통계 편제 이후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R(Recession,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의 공포’가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소비심리는 미중 무역분쟁 우려 완화, 주가 상승, 국내외 경기부양 정책 등의 영향으로 5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주택가격전망은 주택 가격 상승,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2018년10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9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물가인식과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각각 연 1.9%, 1.8%로 전월대비 모두 0.2%p 하락해 나란히 두달 연속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두 지수 통계는 각각 2013년 1월과 2002년 2월부터 산출됐다. 물가인식은 지난 2013년11월부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13년9월부터 연 2%대를 유지하다 이번에 사상 처음으로 1%대로 내려앉았다.

현재와 1년 후 물가를 비교한 물가수준전망CSI는 전월대비 6p 하락한 134를 기록했다. 여전히 기준치 100을 넘어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람이 많았지만, 지수 자체는 통계가 편제된 2008년 7월부터 지금까지의 장기평균치인 141보단 낮았다.

한은 관계자는 “8월 중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 0.04%를 기록한 영향이 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체감물가와 지표물가간 괴리가 커서 현 수준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소비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물가가 낮아지면 소비자는 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소비를 미룬다. 기업은 매출이 줄며 시설과 인력에 투자를 못한다. 연쇄작용으로 일자리가 줄고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며 다시 물가가 하락하는 게 디플레이션 경로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경기 수준을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지난 8월보다 4.4p 상승했다. 이는 지난 6월(97.5)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승폭은 지난 2017년 5월(7.0p) 이후 가장 컸다.

CCSI는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18년 12월)를 기준값(100)으로 잡고 100보다 크면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이라고 해석한다. 소비자동향지수(CSI)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다.

CCSI는 지난 4개월 연속 하락하다 상승 전환했다. 앞서 CCSI는 지난해 12월(1.2p)부터 올해 1월(0.6p), 2월(2.0p), 3월(0.3p), 4월(1.8p)까지 5개월 연속 상승해 101.6을 기록하면서 낙관적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한 달 만인 지난 5월 기준선(100) 밑으로 떨어지며 비관적으로 되돌아갔다. 이후 9월 다시 상승 반전한 것이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주요지수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현재생활형편CSI(92·2p), 생활형편전망(92·3p), 가계수입전망CSI(97·3p),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경기판단CSI(68·5p), 6개월 이후를 내다 본 향후경기전망CSI(75·9), 유일하게 긍정적 답변이 더 많은 소비지출전망CSI(106·1p) 모두 지수가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 CCSI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미중 무역분쟁인데, 이 우려가 완화되며 4개월 연속 하락하다 큰 폭으로 상승 전환했다”며 “앞으로도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이벤트 전개 방향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낙관적으로 전환된 주택가격전망CSI는 2p 상승하며 지난해 10월(114)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인 109을 기록했다.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 4월(87) 전월대비 4p, 5월(93) 6p, 6월(97) 4p, 7월(106) 9p 오른 후 8월(1p)로 그 상승폭이 축소됐지만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 10~17일 이뤄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