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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얼짱’ 고예림, 고고한 스파이크

입력 | 2019-09-24 03:00:00

V리그 컵대회 첫판 19득점 맹활약… 현대건설로 옮겨와 토종 주포 꿰차
18세 센터 정지윤도 10득점 제몫




지난 시즌 꼴찌 경쟁을 벌이던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이 내년 봄을 분홍빛으로 물들일 수 있을까.

아직 판단하기엔 섣부르지만 일단 출발은 좋다. 22일 전남 순천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19 순천·MG 새마을금고컵 여자프로배구’ B조 조별리그 1차전 GS칼텍스와의 경기를 보면 확 달라진 분위기가 눈에 띈다. 경기는 현대건설이 세트 스코어 3-2로 이겼다.

분위기를 주도한 선수들은 자유계약선수(FA)를 통해 온 ‘전입생’과 그동안 주전에 가려져 있던 백업 멤버들이다.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지난 시즌까지 IBK기업은행에서 뛰었던 고예림(25·사진)이다. 이날 고예림은 외국인 선수 마야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19점을 올렸다. 오픈 공격(7점)과 후위 공격(8점)의 비율이 비슷한 데다 리시브도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2개를 기록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다. 레프트 자원이 없어 걱정하던 현대건설의 고민도 크게 덜어줬다.

지난 시즌 V리그 신인왕 정지윤(18)도 국내 최고 센터 양효진이 대표팀 차출로 비운 자리를 깔끔하게 메웠다. V리그 여자부 역대 최장신인 GS칼텍스 외국인 선수 러츠(206cm) 앞에서도 기죽지 않은 채 두 자릿수 득점(10점)을 기록했다. 학창 시절 공격수로 활약했던 정지윤은 이날 속공으로도 4점을 따내면서 현대건설 팬들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고예림을 비롯한 공격수들을 펄펄 날게 한 세터는 주전 이다영이 아닌 김다인(21)이었다. 베테랑 세터도 좀체 시도하지 못할 속공 토스를 과감하게 올리면서 상대를 흔들었다. 세터이면서 디그에도 적극 참여해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대표팀에 차출된 이다영의 빈자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