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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검사 “조국, 꼭두각시 검사 대화” 비판에…법무부 “사전각본 없어” 반박

입력 | 2019-09-20 16:14:00

조국 법무부장관이 검사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 20일 오전 경기 의정부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9.9.20/뉴스1 © News1


조국 법무부장관이 20일 ‘검사와의 대화’를 진행한 가운데 현직 검사가 “꼭두각시처럼 준비된 말이나 읊게 만든 다음 일장 훈시나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일과시간에 꼭두각시처럼 준비된 말을 읊게 만든 다음 일장 훈시나 하는 식’의 행사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조 장관은 이날 의정부지검을 방문해 비공개로 ‘검사와의 대화’를 진행했다. 법무부는 조 장관이 이 자리에서 “직원들의 고충을 듣고 수사권 조정안, 형사부 업무경감, 인사제도 등에 관한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더 구체적 내용에 관해선 “향후 검사들 의견을 더 청취한 뒤 의견들을 정리해서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조 장관과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임무영 서울고검 검사(56·사법연수원 17기)는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왜 그걸 하필 ‘지금’ 하느냐는 의문”이라면서 “시기보다 더 신경에 거슬리는 일은 ‘검사와의 대화’라는 명칭”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3년 3월9일 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검사 10명의 생방송 TV토론을 언급, “16년이 지나서 생각해보면 결과와 별개로 생방송으로 이뤄졌던 그 토론회 경기장만큼은 공정했다”며 “나름의 의미는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오늘 열리는 일선청 검사 면담이 과연 ‘검사와의 대화’란 이름으로 불릴 자격이 있냐”며 “일시, 장소, 참석자, 내용이 모두 공개되지 않고 사전 각본도 있는데 도대체 그런 걸 뭐하러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신임 장관이 취임 뒤 이야기한 형사부 기능 강화, 직접수사 축소 같은 내용은 사실 검찰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선 반드시 추구해야 할 목표”라면서도 “그 변화가 왜 쉽지 않은지 검찰인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신임 장관이 한마디 한다고 떡하니 달성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더군다나 신임 장관이 주장하는 정책은 항상 나중에 무언가 독소조항 같은 부록이 따라붙었다는 기억이 있다”며 “공보준칙 전례에서 보듯, 장관의 정책들은 자신을 겨냥한 칼날을 무디게 만드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란 일반적 의심까지 더해보면 오늘의 퍼포먼스가 무엇을 추구하고자 하는지 심히 의구스럽다”고 했다.

그는 “2년반 동안 이어진 적폐수사 때문에 서울지검 형사부 검사들을 특수부로 돌리고, 그 공백을 메우려고 전국 검사들을 서울지검으로 뽑아온 피로가 누적돼 미제는 계속 쌓인다”며 “그런 사람들을 굳이 일과시간에 불러내 꼭두각시처럼 준비된 말 읊게 만든 다음 일장 훈시나 하는 일을 지금부터 전국을 돌면서 하려고 한다니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임 검사는 “지금 신임 장관이 검찰개혁을 부르짖는 것은 마치 유승준이 국민 상대로 군대가라고 독려하는 모습 같다”며 재차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일에도 후보자 신분이었던 조 장관에게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조 장관은 검찰개혁 적임자는 아니다”라며 “정말 검찰개혁을 추구한다면 전국 검찰인이 정책 저의를 의심하지 않고 따를 수 있는 분에게 자리를 넘겨 그분이 과업을 완수하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질의응답은 사전준비된 바 없었다”며 “‘사전 각본’도 없었다. ‘일과시간에 꼭두각시처럼 준비된 말을 읊게 만든 다음 일장 훈시나 하는 식’의 행사도 아니었다”고 임 검사의 문구를 일일이 반박했다.

이어 “언론에 비공개한 것은 진솔하고 자유로운 대화와 건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