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6월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개관한 천사상 미술관. 섬 전체를 ‘울타리와 지붕이 없는 미술관’으로 꾸몄다. 신안군 제공
#2. 신안군 암태면 동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지난해 11월 개관한 에로스서각(書閣)박물관은 올 4월 개통한 천사대교(10km)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박물관은 서각존, 사랑존, 작가존, 이색 성문화관 등 테마별로 목공예 500여 점을 전시하고 별관에는 드래곤갤러리가 조성돼 있다. 정배군 박물관장은 “천사대교 개통 전 방문객이 하루 300여 명이었지만 다리 개통 이후 지금까지 41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명소가 됐다”고 말했다.
신안은 ‘섬의 천국’이다. 유인도 72개, 무인도 932개로 ‘천사(1004)의 섬’으로 불린다. 신안군이 하나의 섬에 하나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건립하는 ‘1도(島) 1뮤지엄’ 조성에 온 힘을 쏟고 있다. 2023년까지 1200억 원을 투입하는 야심 찬 아트 프로젝트다.
신안군은 천사대교 개통, 여객선 야간 운항 등 관광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관광객이 대폭 늘었지만 문화·관광 인프라가 부족해 방문객의 불만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관광객 볼거리를 늘리고 주민들의 문화적 자긍심 고취와 문화 향유를 위해 섬 전역을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꾸미는 아트 프로젝트를 민선 7기 브랜드 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안군이 ‘1도 1뮤지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곳은 13개 섬에 21곳이다. 지금까지 9곳이 완료됐다. 올 들어서는 하의도에 사랑과 평화를 상징하는 천사상 318점을 설치한 ‘천사상 미술관’이 개관했다. 7월에는 안좌도에 세계 화석·광물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압해도 저녁노을미술관(2014년), 증도 갯벌생태전시관(2006년), 임자도 조희룡 기념관(2016년), 비금도 철새박물관(2015년) 등은 앞서 개관했다. 2015년 흑산도에 개관한 박득순미술관은 군이 개인 미술관에 건축비와 운영비의 50%를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한 이후 처음으로 들어선 예술공간이다.
○ 섬 곳곳에 박물관·미술관 건립
현재 추진 중인 뮤지엄은 12곳이다. 자은도의 1004섬 수석미술관과 세계조개박물관이 올해 개관한다. 자은도에는 세계적인 조각가 박은선 작가와 건축 거장 마리오 보타가 참여하는 인피니또(INFINITO) 조각미술관이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