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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틀 인턴’ 관리자 따로 있는데… 조국부인 동창이 증명서 발급

입력 | 2019-09-04 03:00:00

[조국 의혹 파문 확산]딸 KIST 허위 인턴증명서 의혹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동양대 정모 교수가 딸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허위 인턴 활동증명서 조작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는 조 후보자 가족으로 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지난달 27일 첫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됐던 정 교수의 동양대 연구실 등을 3일 추가 압수수색했다. 조 후보자의 딸 조모 씨가 허위 증명서에 있는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한 사실이 확인되면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수 있다. 조 씨는 2014년 부산대에 합격해 정 교수 등의 업무방해 혐의의 공소시효(7년)는 아직 남아 있다.

○ 조국 “저나 아내 개입 안 해” 발언… 거짓 판명


정 교수가 딸의 KIST 인턴 선발과 활동증명서 조작에 관여했다는 정황이 상당수 확인됐다. 정 교수는 초등학교 동창인 KIST 소속의 A 박사에게 현장 실습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A 박사는 동료인 B 박사 연구실에서 조 씨가 일할 수 있도록 소개했다. 3주 인턴이었지만 이틀간 ‘반짝 인턴’을 마친 조 씨에게 A 박사는 B 박사 모르게 인턴 증명서까지 발급했다. B 박사는 “내가 증명서를 발급해준 기억도, 증명서에 서명을 한 기억도 없다”고 말했다. A 박사가 정 교수의 요청으로 증명서를 발급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A, B 박사는 검찰에서 증명서 발급 경위 등을 조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는 2일 더불어민주당 주최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자신과 부인의 딸 KIST 인턴십 개입 사실을 묻는 질문에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고 답했다. 인턴 증명서에 대해서는 “딸이 KIST 인턴으로 실험에 참여했고 증명서를 떼 준 것도 맞다”고 발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증명서 발급에 아내가 관련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측은 3일 증명서에 적시된 인턴 기간과 서류상 발급 주체를 묻는 질문에 “증명서 확인은 했지만 수사 중인 사안으로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 같은 해 겹치기 활동, 대학 1, 2학년으로 쪼개 써


조 씨는 2014년 부산대 의전원 입학전형에서 의전원 지원을 위한 준비 활동을 묻는 질문에 대학 4년간 학년별로 1개 남짓씩 총 5개의 경력을 적었다. 당시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A4용지 4쪽짜리 자기소개서에는 국책연구기관인 KIST 약물 실험과 아프리카 의료봉사, 대학병원 통역봉사 등 의학 관련 경험이 즐비하다.

그러나 이 가운데 사실관계와 맞지 않는 경력 기재가 상당수 존재한다. 조 씨는 2010년 한영외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에 진학했다. 4년 뒤 부산대 의전원 자소서에는 학년별 경력을 구분해 대학 1학년 때 KIST 3주 인턴 활동, 대학 2학년 때 아프리카 케냐 의료봉사 경험을 했다고 적었다.

이 두 가지 활동은 같은 해인 2011년 열흘 정도의 시간차를 두고 벌어진 일이었다. KIST 출입 기록상 확인되는 조 씨의 근무기간은 대학 2학년 때인 2011년 7월 21일과 22일, 단 이틀. 원래 일하기로 했던 기간은 2011년 7월 18일∼8월 19일 한 달이었다. 통역 및 의료 보조를 맡았다는 케냐 의료봉사활동은 같은 해 8월 3∼11일 일정이었다. 대학 2학년 때 활동했던 KIST 인턴 경력을 신입생 때 한 것처럼 1년 앞당기고, 활동 기간도 ‘2일’에서 ‘3주’로 부풀린 것이다. KIST 인턴을 먼저 신청했다가 케냐 봉사 일정이 겹치자 의전원 진학에 유리한 해외 의료봉사 활동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조 씨는 단 이틀 참여한 KIST 인턴 경험에 대해 ‘성인병 관련 약물 실험 연구실에서 실험 준비와 영문 논문자료 분석 등을 수행했다’고 당당히 밝혔다. 그러면서 “최첨단 연구 인력들의 모습을 보며 경쟁과 협력이 필요함을 경험했고, 이는 분업체계 속에서 일하는 의사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질이라고 가슴에 새겼다”고 소감까지 자세히 적었다.

○ 해외 봉사활동도 허위 기재 의혹


가짜 또는 부풀려졌다는 의심을 받는 경력 사항은 더 있다. 조 씨는 대학 4학년 시절 경험으로 우간다 의료봉사단체 창단 및 운영 활동을 밝히면서 “2012년 겨울 사전 답사를 거쳐 2013년 8월에 첫 해외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썼다. 하지만 해당 의료단체 관계자는 본보 기자에게 “조 씨가 회의 및 통역 업무를 도운 건 맞지만 우간다에 직접 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김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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