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국경을 넘어와 아기를 낳으면 ‘축하해요, 이제 아기는 미국 시민이네’라고 말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솔직히 웃기는 일”이라며 출생시민권 제도 폐지를 언급했다. 미국에 불법 이민자 부모나 원정출산을 온 부모가 낳은 출생아 수가 연간 30만 명 수준이다. 이 가운데 원정출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1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출생시민권 폐지는 ‘캐러밴’(중남미 3개국 이민자)을 막기 위한 반(反)이민정책이지만 중국 한국 등에서 온 부유층들이 원정출산을 통해 학업·취업에서 혜택을 누리는 것도 겨냥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한 달 앞둔 지난해 10월 인터넷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완전한 미국 시민이 되고 85년 동안 모든 편익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이런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끝낼 때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법 이주의 닻을 내리는 아기들(앵커 베이비·anchor babies)”이라고 했다. 원정출산으로 태어난 아이에게 시민권이 부여되고 나중에 부모나 형제를 초청해 연쇄 이민이 이뤄진다는 점을 조롱한 것이다. 그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미 상원을 장악했다. 사실상 ‘트럼프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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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임 논설위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