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현시점서 검토 안해” 부인… 경제전문가 74% “2년내 경기 침체” 트럼프, 경기둔화땐 재선가도 타격… “연준, 금리 최소 1%P 내려야” 압박 中도 금리인하 합류… 0.1%P 낮춰 위안화 가치 더 떨어져 美와 갈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급여세(payroll tax)’ 감세 등 부양책 검토에 착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9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최소 1.0%포인트 금리 인하를 또 압박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겉으로는 “미 경제 최고”를 외치면서도 경기 침체가 올까봐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P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 고위 관리들이 한시적 급여세 인하 추진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백악관이 감세 등 다양한 경기 부양책을 검토했으며 당초 다음 달 1일 부과하기로 했던 대중(對中) 관세 일부를 12월 15일로 연기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는 소득세와 별도로 급여 생활자로부터 월급의 6.2%를 걷어 사회보장제도 재원으로 쓴다. 이를 인하하면 월급 생활자인 상당수 중산층의 구매력이 높아져 경기 부양 효과가 크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경제 회복이 더뎌지자 2011∼2012년 급여세를 4.2%로 낮췄다. 당시 야당이던 공화당 의원들은 재정적자 확대를 이유로 대부분 반대했다. 다만 이날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급여세 인하를 현 시점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연준이 양적 완화는 물론 단기간에 최소 1.0%포인트 금리를 내려야 한다. 미 경제와 세계 경제가 더 강해질 것이며 모두에게 좋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끔찍할 정도로 비전이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미 경제는 강하다”고도 했다. 연준은 다음 달 17,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금리 인하를 논의한다.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인하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줄곧 공격적 금리 인하를 압박해왔다.
2분기(4∼6월) 성장률, 7월 산업생산 등 주요 경기지표에서 성장 둔화가 감지된 중국도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런민(人民)은행은 사실상의 기준금리 격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Loan Prime Rate)를 기존보다 0.10%포인트 낮은 4.25%로 고시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꾸준히 지급준비율을 낮췄던 런민은행은 이날 대출금리까지 인하하며 경기 부양에 나섰다. 하지만 금리 인하로 위안화 가치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미국과의 무역전쟁 수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