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 후 피해자 동생 “한 편의 소설 본 것 같다”
‘전 남편 살해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첫 공판에 출석하며 두 달 만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또다시 얼굴을 가리고 살인 혐의를 부인하는 진술을 하자 유족과 재판 방청객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고유정은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12일 오전 10시께 열린 첫 공판에 출석했다. 법정에서 고유정이 고개를 숙이자 방청객들은 고유정이 모습을 드러내자 “얼굴을 들라”라고 고성을 외치기도 했다.
법정 밖 복도에서는 방청권을 받지 못한 일부 시민이 남아 재판 내용을 듣기 위해 기다렸다. 재판 중간 법정을 빠져나온 방청객이 고유정 측 진술에 불만을 드러내자 시민들은 귀를 기울이며 함께 분노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유정이 호송차에 오르며 이전과 같이 고개를 숙이고 머리카락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자 고성이 오갔다. 일부 시민은 호송차를 가로 막아서기도 했다.
공판이 끝난 뒤 피해자 강모(36)씨 유족들은 “한 편의 소설을 본 것 같다”며 착잡한 마음을 표현했다.
피해자 동생은 “피해자가 없다는 이유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피고인 고씨 측 변호인에 대해 큰 분노와 좌절을 느낀다”며 “형님의 시신을 찾지 못해 죄책감 속에 살고 있다. 형님의 명예를 되찾고 고씨가 극형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측 변호를 맡은 강문혁 변호사는 “피고인은 재판 중에 주장을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넘어야 하지 말아야 하는 선은 넘어서는 안 된다“며 ”지난 공판 준비 기일에서 인정한 살인 범행까지 부인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할 도리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제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