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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한달여만에 ‘포토레지스트’만 수출허가한 이유는…

입력 | 2019-08-08 09:51:00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반도체 수출 규제에 이어 ‘화이트리스트’(수출관리 우대조치 대상국)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2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앞으로 적색 신호등 불이 보이고 있다. 2019.8.2/뉴스1 © News1


 일본 정부가 지난달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대상으로 지정한 반도체 핵심 소재 3종 중 최근 한달여만에 수출 승인을 받은 품목은 ‘포토레지스트(감광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산케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들은 일본 경제산업성이 최근 자국 기업들의 개별 수출 신청에 대한 심사 결과, 한국에 대한 수출 1건을 허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4일 경제산업성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에 사용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개 핵심소재에 대해 한국에 수출할 때마다 건별로 매번 허가를 받도록 규제를 강화한 이후 처음 내려진 수출 허가 결정이다.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은 기업이 어딘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한국으로의 수출길에 오른 품목은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인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감광제로도 불리는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 표면에 회로 패턴을 그리는 필수 소재다. 포토레지스트가 없으면 반도체 자체를 생산할 수가 없다는 얘기다. 빛에 노출되면 화학 변화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것이다.

일본에서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기업은 JSR, 도쿄오카공업(TOK)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한국에도 자회사를 두고 있다.

하지만 산케이, 요미우리 등 현지 언론들은 어느 기업이 수출허가를 받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수입하는 한국 업체는 삼성전자일 것으로 관측했다. 수출 허가를 받은 이유는 사용목적이 명확한 데다가 군사전용의 우려가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을 제치고 포토레지스트가 첫 수출허가 품목으로 지정된 데 대해 반도체 업계에선 “다른 용도로 사용할 가능성이 가장 낮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일본 정부의 결정으로 현지 기업들이 피해를 볼 것을 우려해 일종의 ‘한숨’ 돌리기를 위한 단기적 조치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다만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다른 소재까지 허가 대상이 확산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 반도체 업계가 조만간 충분한 반도체 소재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일본 기업 입장에서도 각자 ‘생존방식’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에 생산기지를 둔 TOK가 국내 생산량을 늘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날 닛케이아시안리뷰는 TOK 이사회 소속 미즈키 쿠니오(Kunio Mizuki)의 멘트를 인용해 “공급업체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한국 인천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TOK는 2012년 한국에 진출해 ‘티오케이첨단재료’라는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이곳은 TOK 측이 지분 90%, 삼성물산이 10%를 갖고 있다. TOK는 삼성전자로부터 최우수 협력사로 수차례 선정될 만큼 두터운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TOK는 2013년 처음으로 삼성전자로부터 ‘베스트 파트너 어워드’를 받은 이후 2014년, 2015년, 2016년까지 4년 연속 수상하고 지난해에도 상을 거머쥐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