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상업용 부동산 ‘공유경제 후광효과’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공유오피스를 품은 빌딩들이 인기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보장되고 공실률이 낮아져 건물의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1, 2년 사이 무섭게 세를 확장 중인 위워크, 패스트파이브, 스파크플러스 등 공유오피스 업체들 덕분에 오피스시장도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 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조사 결과 올해 1∼6월 서울 오피스 시장 거래 규모는 5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5조6000억 원)를 뛰어넘었다.
빌딩 소유주 입장에서 공유오피스가 입주하면 유리한 점으로는 유달리 긴 임대 기간이 꼽힌다. 일반 기업의 오피스 임대기간은 보통 5년 내외인 데 반해 공유오피스는 10∼15년 사이가 많다. 내부 리모델링과 가구 등 업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시설 투자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 장기간 임대하는 편이다. 김서윤 패스트파이브 이사는 “건물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3306m² 규모의 오피스를 꾸미는 데 40억∼50억 원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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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빌딩뿐 아니라 역세권 중소형 빌딩들도 공유오피스가 입주하면 몸값이 높아지는 추세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중소형 빌딩 중 올해 1∼6월에 매각된 3채는 모두 위워크가 임차 중인 곳이었다. 이 중 가장 최근 거래된 A빌딩은 지난해 같은 지역에서 매매된 같은 면적의 빌딩보다 평균 평당 매매가가 약 500만 원 높았다.
공유오피스가 가진 혁신적이고 젊은 이미지를 내세우고 싶어 하는 빌딩은 아예 공유오피스 업체 이름을 기존 빌딩명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피시에이라이프타워는 지난해 8월 위워크가 입주한 후 본래 빌딩명과 ‘위워크타워’라는 이름도 함께 사용 중이다. 이처럼 위워크타워 혹은 위워크빌딩이란 이름을 같이 쓰는 빌딩은 서울에 네 곳이나 된다.
최근엔 빌딩 소유주가 패스트파이브 등 공유오피스 업체에 인지도 향상, 유휴 공간 활용 등 건물 운용 컨설팅 용역을 의뢰하기도 한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