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대한민국 배신 행위”
한국과 중국의 이른바 ‘이중 스파이’로 활동하며 군사 기밀을 중국과 일본 측에 넘긴 국군정보사령부 전직 간부 출신인 ‘흑룡’(암호명)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및 일반 이적(利敵) 혐의 등으로 기소된 흑룡 H 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정보사 팀장 재직 당시 H 씨에게 군사기밀을 건넨 A 씨에게는 징역 4년과 벌금 1000만 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H 씨가 A 씨로부터 입수한 군사기밀 160건 중 북한 지역의 물가와 환율 등에 관한 정보 26건을 제외한 134건이 군사기밀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군사기밀이 상당수이고, 유출한 기간 또한 장기간”이라며 “이들을 엄정하게 처벌하는 것이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정보사 요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국가 안보를 튼튼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H 씨로부터 군사기밀을 건네받아 일본 무관에게 전달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탈북자 출신의 북한 관련 단체 대표 L 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L 씨는 H 씨가 수기나 타이핑으로 재가공한 문서를 통해 군사기밀을 받아 군사기밀인지 알았을 가능성이 낮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L 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