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 케이블카가 12일 오후 중구 회현동 승강장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안전펜스를 들이받아 탑승객 20여 명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 등 7명이 다쳤다. 경찰은 케이블카 제어실 근무자가 한눈을 팔다가 브레이크를 늦게 작동해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60만 명가량이 이용하는 관광시설에서 원시적 안전사고가 일어난 것도 문제지만, 남산 케이블카가 1962년 설치 이후 단 한 차례도 시스템을 교체하지 않은 채 수동 운행을 해왔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남산 케이블카에서는 1993년과 1995년에도 운전자가 제동 장치를 제때 조작하지 않아 승객들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2009년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자 운행이 멈춰 승객들이 지상 100m 지점에 매달려 있다가 구조됐다. 그런데도 서울시가 여태껏 운행시스템 교체 등 안전 강화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남산은 서울의 한복판에 위치해 시내 경관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천혜의 관광자원이다. 매년 1200만 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국제도시인 서울시가 안전설비조차 변변치 않은, 낡은 케이블카를 방치해온 것은 직무유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