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9연승 ‘태풍의 핵’ 해외 U턴파 신인, 큰 기대 받아… 선발 데뷔전부터 난타 당해 지난달 12일 보직 바뀌자 펄펄, 11경기 ERA 0.98 괴력투 뽐내
이대은(30·KT)의 보직 변경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프로야구 KT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5일까지 창단 후 첫 9연승을 경험했다. 6일 연장 접전 끝에 한화에 8-9로 아쉽게 져 10연승이 좌절됐지만 이튿날 바로 승리하며 좋은 팀 분위기를 이어갔다. 최근 11경기에서 10승 1패. 같은 기간 9승 3패를 기록한 선두 SK도 KT의 기세에는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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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 달이 흘러 지난달 12일 1군 명단에 오른 이대은의 보직은 선발이 아닌 구원이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며 이대은을 불펜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신감을 잃다가 부상까지 당했던 신인에게 KBO리그에 적응할 시간을 주겠다는 의미였다. 이대은 또한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할 때(2015∼2016시즌) 잠시 불펜투수로 뛰었던 적이 있기에 보직 변경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잠시일 줄 알았던 구원 보직은 이대은에게 원래 잘 어울리던 옷 같았다. 1군에 복귀한 날 구원으로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에도 꾸준히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KT의 9연승 기간 동안 ‘9이닝 1승 4세이브 평균자책점 0’의 괴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6일 한화전에서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 블론세이브를 경험했지만 이튿날 다시 세이브를 기록하며 평정을 되찾았다.
선발 당시 힘없이 타자들에게 공략당하던 이대은의 패스트볼, 싱커, 슬라이더는 이닝이 짧아진 대신 힘이 붙었다. 구속도 2, 3km 올라 공략하기 힘든 까다로운 공이 됐다.
이대은이 뒷문을 든든히 지키면서 KT 전체 마운드의 균형도 잡혔다. 올 시즌 본격적으로 선발로 나서고 있는 영건 배제성(23)은 9연승 기간 동안 2차례 마운드에 올라 12이닝 1실점의 빼어난 투구로 2승을 챙겼다. 덕분에 하위권을 전전하던 KT는 어느덧 5위 NC를 1.5경기 차로 추격하며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까지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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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