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빌보드, 프로듀서 차트 신설… 한국도 자기이름 내건 앨범 잇달아 기획사 수익원 다변화에도 도움
음악 프로듀서들이 자기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다. 김범수, 박재정의 노래를 작곡한 퍼센트(왼쪽 사진), 방탄소년단의 곡 제작에 참여한 준(오른쪽 사진)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앨범을 냈다. 미스틱엔터테인먼트·플라네타리움레코드 제공
국내에서는 프로듀서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앨범을 발표하는 일이 잦아졌다. 작사·작곡·노래를 직접 하는 싱어송라이터라고 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임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아졌다.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는 얼마 전 프로듀서 ‘퍼센트(PERC%NT)’의 데뷔 앨범 ‘PVC’를 내놨다. R&B와 힙합 장르를 구사하는 그는 지난해 평단에서 극찬을 받은 신인 ‘수민’의 앨범 제작에 참여했다. 지난달 1집을 낸 준(JUNE)도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다. 방탄소년단의 ‘Not Today’, 수란의 ‘오늘 취하면’ 같은 곡의 작사나 작곡에 참여한 이력이 화려하다.
프로듀서가 브랜드로 부각되는 건 요즘 대중이나 케이팝 팬 사이에서도 이들에 대한 이해와 동경이 커진 것이 배경이 됐다. 엠넷의 ‘쇼미더머니’ ‘고등래퍼’를 통해 프로듀서들이 조명을 받고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 오른 곡목에 ‘prod. by(produced by)’가 표기되면서 노출이 크게 늘었다. 그루비룸, 코드쿤스트 같은 힙합 프로듀서들은 독자 앨범으로 인기를 누리며 토대를 다졌다. 일반인이라도 TV나 유튜브를 통해 음악 제작 과정 영상을 쉽게 보게 된 환경도 한몫했다. ‘MBC뮤직’은 지난해 말부터 이달 초까지 ‘창작의 신: 국민 작곡가의 탄생’이라는 경연 프로그램도 방영했다.
가요계에서는 작곡과 노래뿐만 아니라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고 아티스트의 콘셉트까지 좌우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 프로듀서에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미스틱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케이팝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며 저작권 시장이 급성장했다. 기획사 입장에서도 소속 프로듀서의 스타성을 널리 알려 외부와의 협업을 늘리는 것이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차원에서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