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희관. 스포츠동아DB
유희관(33)은 두산 베어스 선발진의 핵심 축이다.
2018시즌 평균자책점이 6.70(141이닝 105자책점)에 달한 탓에 6시즌 연속 10승을 거두고도 아쉬움을 남겼지만 올해는 다르다. 체중 9㎏을 감량하는 등 겨우내 엄청난 노력을 한 결과가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3일 현재 3.09(96이닝 33자책점)의 평균자책점은 풀타임 첫해인 2013시즌(3.53)과 18승(5패)을 거둔 2015시즌(3.94)보다도 좋다.
9차례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고도 승리는 네 차례(6패)에 불과하지만, 남다른 안정감을 뽐내며 2018시즌의 아픔을 지웠다. 타자 무릎 높이에 형성되는 로케이션과 과감한 몸쪽 승부, 특유의 완급조절 능력이 유희관의 생존비결이다.
유희관을 더욱 빛나게 하는 기록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진루허용률이다. 투수 입장에서 누상의 주자를 추가 진루시키지 않고 아웃카운트를 늘리는 것만큼 효과적인 승부는 없다. 유희관은 그 점에서 합격점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KBO 공식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유희관의 진루허용률((안타+볼넷)÷타수)은 34.76%에 불과하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네 번째로 뛰어난 수치다. 4사구(21개)를 제외한 진루허용률의 1~3위가 앙헬 산체스(SK 와이번스)~조쉬 린드블럼(두산)~김광현(SK)의 특급 선발투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유희관의 낮은 진루허용률은 그만큼 상징성이 크다.
1루 주자를 어디까지 보내느냐에 따라 실점 확률도 달라진다. 한 현직 감독이 “주자의 진루를 얼마나 억제하느냐에 따라 평균자책점 1점을 내릴 수 있다”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희관의 낮은 진루허용률과 평균자책점이 궤를 같이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는 뜻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