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각으로 고려 승탑의 백미 일제때 원주 떠나 日로 밀반출, 돌아와 경복궁에 자리잡아 6·25때 폭격맞아 파손 수난도
2015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뒤뜰에 있을 당시 촬영한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20일 문화재위원회 건축문화재분과 회의에서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을 원래 위치인 강원 원주시 법천사지로 이전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고려 문종 때 국사(國師)를 지낸 승려 해린(984∼1070)의 사리를 봉안한 지광국사탑은 독특한 구조와 화려한 조각, 뛰어난 장엄 장식으로 고려 승탑의 백미로 꼽힌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108년간 이곳저곳을 떠돌며 겪은 수난은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과 궤를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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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뒤에도 시련은 이어졌다. 6·25전쟁 때 폭격을 맞아 크게 파손됐고, 1957년 치밀한 고증 없이 급하게 복원됐다. 이후 1990년 국립고궁박물관(당시 국립중앙박물관) 뒤뜰로 이전해 20여 년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2005∼2015년 진행한 문화재 특별 안전점검과 정밀안전진단 결과, 탑 곳곳에 균열과 탈락 현상 등을 확인했다.
결국 문화재위원회는 2015년 9월 탑의 전면 해체·보존처리를 결정했다. 2016년 5월부터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탑을 보존 처리하고 있다. 연구소는 올해 말까지 보존 작업을 완료할 계획. 현재 법천사지에는 108년 전 이별한 지광국사 탑비(국보 제59호)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문화재청은 “탑을 원래 자리에 전각을 세워 복원하거나 법천사지 부지에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전시관 내부에 두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실제 이전은 2021년 정도가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