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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탐사선이 관측한 토성 ‘고리’의 속살

입력 | 2019-06-14 03:00:00

미세한 구조-표면 특성 밝혀




토성의 고리 가운데 지름 8km의 소형 위성 ‘다프니스’(동그라미)가 지나가고 있는 모습. NASA 제공

미국항공우주국의 토성 탐사선 ‘카시니 하위헌스’호가 13년간의 토성 탐사 임무를 마치고 2017년 9월 15일 토성에 낙하해 불타 사라진 지 1년 9개월이 지났다. 카시니 하위헌스호는 마지막 수개월 동안은 토성의 트레이드마크라고 불리는 ‘고리’를 집중 관측했다.

카시니 하위헌스호가 마지막에 관측한 토성 고리와 내부 소형 위성의 움직임을 가장 가까이에서 상세히 관측한 결과가 13일(현지 시간) 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됐다. 기존에는 자세히 이해하기 어려웠던 미세한 구조와 표면의 특성이 이번 관측으로 드러났다.

먼저 토성 주변을 휘감고 돌고 있는 물질들이 고리에 영향을 주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토성 고리에서 가장 바깥에 보이는 밝은 고리인 A고리 가장 바깥에는 가늘고 어두운 고랑이 있다. ‘킬러 간극’이라고 불리는 이곳에는 고리가 비어 있다. 이 고리 사이에 지름 8km의 작은 위성인 ‘다프니스’가 지나간다. 이번 관측에서 다프니스가 A고리를 지나며 마치 빗자루처럼 고리 구성물질을 쓸고, 그 결과 물질들이 파도를 치듯 너울거리며 바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자세히 포착됐다.

위에서 보면 소용돌이가 고리 한가운데에 나타나 ‘프로펠러’로 불리는 구조도 자세히 관측됐다. 고리 가운데에 지름 100m 정도의 아주 작은 천체가 고리를 구성하는 작은 얼음과 암석 알갱이를 헤집고 다니는 과정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이번 관측에서는 프로펠러의 크기와 특성 등을 자세히 측정했다. 멀리서는 매끈해 보였던 고리 표면 곳곳에 구불구불하거나 빗으로 빗은 듯한 무늬가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고리를 구성하는 입자의 크기나 조성 등의 특성에 따라 입자가 좀 더 뭉치거나 길게 늘어서면서 무늬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