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 이혼에 한국-미국 다른 시각… SK ‘사회적 가치’ 좋은 뜻 가려서야
신연수 논설위원
세계 최고의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대표는 올해 초 부인 매켄지와 함께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두 사람의 이혼 사실을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베이조스가 별거 중에 TV 앵커 로런 샌체즈와 사귀는 등 외도를 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에서는 다른 스토리가 전개된다. 최태원 SK 회장은 2015년 말 “노소영 관장과의 결혼생활이 순탄치 않았다”면서 “관계를 잘 마무리하겠다”고 공개적으로 고백했다. 이에 대해 노 관장은 “가정을 지키겠다”고 대응했고 두 사람은 이혼소송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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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로 말하면 ‘남녀관계는 옳고 그름보다 개인적 선택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가정은 물론 소중하다. 그러나 자녀들은 다 자란 데다 부부간에 신뢰와 사랑이 없다면 지켜야 할 가정의 가치란 무엇인가? 아직 사회 경제적으로 여성이 불리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여성을 보호해야 하지만, 재벌가는 특별히 그럴 이유도 없어 보인다. 오히려 예전엔 비밀스레 이뤄지던 일부 부자들의 내연관계나 혼외자식 문제를 털어놨다는 면에서 최 회장의 솔직함을 사주고 싶다.
오지랖 넓게 재벌의 가정 일까지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있다. 최근 ‘사회적 가치’에 대한 최 회장의 좋은 뜻마저 사생활 논란에 가려 ‘관종’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안타깝기 때문이다. 기업이 이윤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데 SK와 최 회장의 관심은 유별나다.
기업은 원래 그 자체로 인류에 유익한 것을 많이 만들어내는 유용한 기관이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고 기업들이 좀더 많은 이익을 추구하면서 기업에 이익이 되는 것이 사회 전체에는 해로운 경우도 많이 생겼다. 더 많은 이익을 위해 환경을 해친다든가 최근 ‘인보사’ 사태처럼 소비자를 속이는 것들이 그런 사례다.
기업전략 분야의 석학인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2010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자본주의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좇느라 사회 전체의 이익을 해치는 구조로는 기업과 사회가 모두 망한다”면서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계획할 때부터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공유가치창출(CSV)’을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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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제프와 이혼한 매켄지는 재산 44조 원 가운데 절반을 기부하기로 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만든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에는 이처럼 재산의 절반 이상을 내놓겠다고 약속한 억만장자들이 수백 명이라고 한다. 한국에도 이런 쿨한 부자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