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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신데렐라, 판타지를 벗어던지다… 모나코-몬테카를로 발레단 내한

입력 | 2019-06-11 03:00:00

한국인 수석무용수 안재용 출연
마요 예술감독 “디즈니와 다른 현실적인 신데렐라에 공감할 것”




발레 ‘신데렐라’의 파드되(2인무) 장면. 장크리스토프 마요 예술감독의 안무는 무대 위에서 아름답고 에로틱한 동작을 표현함으로써 원작을 새롭게 해석하는 특징을 갖는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청중 앞에서 옷을 벗은 것처럼 가장 자연스러운 ‘맨발의 신데렐라’를 보여줄 겁니다.”

모나코-몬테카를로 발레단이 ‘신데렐라’를 들고 14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고전의 진화’ ‘맨발의 신데렐라’라는 수식어가 붙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신데렐라는 역대 가장 성공한 신데렐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발레단의 한국인 수석무용수 안재용(26)이 신데렐라의 아버지 역할을 맡아 금의환향한다.

10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장크리스토프 마요 예술감독(58)과 안재용은 “과연 하이힐이나 유리구두를 신은 신데렐라가 자신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춤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물론 맨발도 쉽지 않지만, 사랑 앞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을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1985년 설립한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1993년부터 마요 감독이 이끌어 왔다. 클래식 발레의 전통을 유지하면서 모던 발레의 숨결을 불어넣는 특유의 스타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신데렐라는 1999년 그의 손에서 재탄생한 작품이다. 그는 올해 공연의 차별점에 대해 “디즈니 속 ‘신데렐라’의 판타지와 상투적인 면에서 좀 더 벗어나려 했다”며 “무용수들에게 관객이 더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캐릭터 표현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안재용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마요 감독은 “안재용의 춤과 연기는 캐릭터를 살아 숨쉬게 한다”며 “그가 3년 전 무작정 발레단 오디션에 찾아온 순간은 나중에 은퇴한 뒤라도 두고두고 떠올릴 만큼 기쁘고 행복한 일”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모나코-몬테카를로 발레단 수석무용수 안재용(왼쪽)과 장크리스토프 마요 감독. 마스트미디어 제공

이번 공연은 누구보다 안재용에게 가장 뜻깊은 ‘고국 공연’이다. 2016년 몬테카를로 발레단에 입단한 뒤 3년 만에 초고속 승급을 거쳐 수석무용수로 고국 무대에 오른다. 그는 “테크닉을 강조하는 클래식 발레와 다르게 제 몸을 통해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중점적으로 연습했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에도 그는 앞선 대구 공연의 감동을 잊지 못했다. “9일 대구 공연이 끝나고 한 꼬마가 제게 ‘공연이 어렵긴 한데 갑자기 눈물이 났다’고 했어요. 한국 관객에게 제 춤의 감동이 통한 거겠죠?”

12∼1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8, 19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7만∼23만 원. 8세 관람가.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