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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돌린 집사’ 김백준, MB와 8일 법정대면…‘폭탄 발언’ 할까

입력 | 2019-05-08 06:40:00

5번째 불출석에 강제구인…MB에 불리한 증언 유지할듯
재판 마무리 수순…10일 사위 이상주 신문만 남아



이명박 전 대통령(왼쪽)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2018.6.7/뉴스1 © News1


이명박 전 대통령과 ‘집사’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법정 대면이 드디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심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던 그의 증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이날 오전 10시에 열리는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기일에 김 전 기획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가운데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상납과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과 연관된 인물로 이 전 대통령 측이 꼽는 핵심증인이다.

하지만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 재판의 증인으로 5차례나 소환됐지만,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지난달 24일 “김 전 기획관이 소환사실을 아는 것이 명백하고 소환에 응하지 않는 데 정당한 이유가 없다”며 김 전 기획관에 대한 구인장을 발부하기로 했다.

앞서 재판부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법원에 출석하지 않을 때도 구인영장을 발부해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김 전 기획관은 1심에서 증언대에 서지 않아 이번에 증인으로 나오면 이 전 대통령과는 법원에서 처음 마주하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이 이 전 대통령과 대면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 재판정 내에 차폐시설을 설치하고, 거동이 어려울 경우 법원 밖에서 신문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거제도에서 요양을 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항소심 공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던 김 전 기획관은 최근 상경했다가 급격한 건강 악화로 입원한 뒤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한 1992년부터 이 전 대통령 일가의 재산·가족사·사생활을 관리하는 ‘집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할은 이명박정부의 청와대에서도 5년 내내 총무비서관·기획관을 맡으며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구속 이후에는 이 전 대통령이 삼성에 다스 소송비 대납을 요청해 승인한 점, 국가정보원에 특수활동비 상납을 요청한 점을 모두 털어놓고 수사에 협조했다. 1심은 이를 근거로 이 전 대통령의 주요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뇌물 수수 혐의와 관련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면 김 전 기획관에 대한 증인 신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해왔지만, 그를 법정에 세운 선택은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이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기에, 불리하면 불리했지 유리한 증언을 할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이 전 대통령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실제로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과 김성우 전 다스 사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법정에 세웠지만 모두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증언했다.

앞서 증인들이 기존 증언을 유지한 상황에서 김 전 비서관 역시 같은 선택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비서관은 지난해 자신의 1심 재판에서 “사건 전모가 국민들께 알려지도록 최대한 성실하고 정직하게 수사·재판에 참여하겠다”고 한 만큼 이 전 대통령의 의혹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증언할 수도 있다.

김 전 기획관에 이어 오는 10일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에 대한 증인신문을 끝으로 신문 일정은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양측의 변론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피고인신문으로 2심 재판이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