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원태인-NC 김영규-LG 정우영(왼쪽부터).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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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늦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신성’ 원태인(19)이 김영규(20·NC 다이노스)와 정우영(19·LG 트윈스)이 앞서 나가던 신인왕 레이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두 차례 선발등판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판도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지금까지 신인왕 레이스는 사실상 김영규와 정우영의 2파전이었다. 김영규는 6일까지 올 시즌 7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5.12를 기록하며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10.24(9.2이닝 11자책점)로 다소 주춤했지만, 단 한 차례도 선발등판을 거르지 않고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정우영도 18경기에서 1승1패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0.74(24.1이닝 2자책점)의 호투를 펼치며 LG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우타자의 몸쪽을 파고드는 싱커를 앞세워 입단 첫해부터 팀의 필승조로 거듭났고, 팀 내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하며 초반 순항에 일조하고 있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올해 삼성의 1차지명을 받은 원태인은 이들 두 명과 견줘 본격적인 출발은 늦었다. 첫 6경기에 구원 등판해 1패2홀드,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한 뒤 3주간(4월7일~4월27일) 퓨처스리그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는 선발투수로 보직 변경을 위한 준비과정이었다. 이 선택은 엄청난 반전으로 이어졌다. “(원)태인이가 준비를 정말 잘했다”는 김한수 삼성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원태인은 선발투수로 옷을 갈아입은 뒤 2경기에서 11이닝 2자책점(평균자책점 1.63)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고, 지난 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7이닝 3안타 1사구 4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승리까지 따냈다. 단기 임팩트는 오히려 김영규와 정우영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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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N스포츠 이용철 해설위원은 “(원태인은) 커맨드가 좋아 한번에 무너트리기 쉽지 않은 스타일의 투수”라며 “투구폼에 리듬감이 있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는 능력도 탁월하다. 신인왕 레이스도 아직 늦지 않았다. 정우영과 김영규가 앞서가고 있지만, 원태인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