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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시그니처 에어컨 개발진 “세탁기-냉장고-청소기 신기술 총동원… 가습기능 갖춘 4계절 에어컨 만들었죠”

입력 | 2019-05-07 03:00:00

이달 출시 앞둔 LG 시그니처 에어컨 개발진이 털어놓은 ‘탄생 뒷얘기’




배세환 LG전자 H&A디자인연구소 전문위원(왼쪽)과 이은영 H&A융복합상품기획팀 책임이 4년간의 개발과정을 거쳐 가습기 기능까지 적용한 ‘LG 시그니처 에어컨’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여름에는 냉방과 제습을, 겨울에는 난방과 가습 기능까지 갖출 수 있다면….’

2015년 초 제품의 콘셉트 스터디를 시작으로 디자인과 개발 과정을 거쳐 이번 달 출시 예정인 ‘LG 시그니처 에어컨’은 이런 질문에서 시작됐다. 에어컨을 진정한 사계절용 가전으로 만들기 위해 던진 이 간단한 질문의 해답을 찾는 데 자그마치 4년이 걸린 셈이다.

‘LG 시그니처’는 유행을 타지 않는 스타일과 최고 수준의 성능, 편의성을 추구하는 LG전자의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다. 가격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스탠드형 에어컨과 벽걸이형 에어컨으로 구성된 투인원(2in1)의 가격은 1000만 원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컨은 냉장고, 올레드TV, 세탁기, 가습공기청정기에 이은 시그니처의 다섯 번째 라인업이다.

지난달 23일 LG전자 서울 서초 연구개발(R&D)센터에서 만난 배세환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H&A디자인연구소 전문위원은 “처음에 가습기를 에어컨에 포함한다고 했을 때 절반 이상이 반대했다”고 했다.

이 제품은 기존 가습기에 사용되던 초음파 방식이나 자연 기화에 필요한 장치 대신 크기가 작은 스팀 모듈을 탑재하면서 가습기가 차지하는 공간을 대폭 줄였다. “그럼에도 가습 기능은 오히려 좋아졌다. 세탁기에서 착안한 스팀으로 습도를 만드는 방식이기 때문”이라는 게 배 위원의 설명이다. 또 가습 기능 사용 후 스팀이 자동으로 가습기 내부 전체를 살균하고 건조하도록 해 위생문제도 해결했다. 자외선 발광다이오드(UV LED)로 물통을 주기적으로 살균하고 일정기간 가습 기능을 사용하지 않으면 물통의 물은 자동으로 버려진다.

디자인을 중시하는 시그니처 제품은 디자인이 먼저 결정된다. 특히 에어컨은 디자인 결정에만 2년이 걸렸다. 오래도록 질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뭔가를 덧붙이기보다 빼다 보니 직선과 원만 남은 하나의 알루미늄 패널이 탄생했다.

이처럼 세련된 디자인의 에어컨 속에 원래 냉난방, 제습, 공기청정 기능에다 가습 기능까지 넣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른 국내외 가전회사가 5가지 기능의 에어컨을 시도한 적이 없었던 이유다. 개발팀에서는 여유 공간이 더 필요하다 요구했지만 디자인팀에서는 기존 디자인의 변경을 허용하지 않았다.

배 위원은 “심플한 디자인에 다양한 기능이 적용된 걸 보고 다른 부서에서 ‘로봇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며 “시간이 다소 걸리긴 했지만 LG전자가 갖춘 다양한 기술들에서 아이디어를 얻다 보니 문제점들이 결국 해결됐다”고 했다. 예를 들면 에어컨 앞부분의 하단에 발을 대면 패널이 자동으로 열리는 ‘오토 스마트 도어’ 기능은 시그니처 냉장고에서 차용했다. 위아래로 움직이며 에어컨의 프리필터를 자동으로 청소해주는 ‘클린봇’은 로봇청소기를 분해해 에어컨에 맞게 적용했다.

다만 1000만 원대의 비싼 가격대는 소비자에게 여전히 부담이다. 일반 제품을 따로 사는 것보다 비싸다. 공간을 덜 잡아먹는 프리미엄 라인이기 때문이라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이은영 H&A융복합상품기획팀 책임은 “에어컨, 가습기 등이 각자 최고의 성능을 갖췄기 때문에 비싸다고만 할 수 없다”며 “여러 개의 제품을 늘어놓지 않고 하나의 제품으로 깔끔한 인테리어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