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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차세대 원전, 美서 안전성 입증

입력 | 2019-05-02 03:00:00

신고리 3∼6호기 APR1400 모델, 美 원자력위원회 설계 허가 받아
유럽 등 해외수출에 큰 도움될 듯




한국이 독자 개발한 차세대 원전이 미국에서 설계 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미국은 물론 유럽 등 세계 시장에서 한국 원전의 수출길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한국형 신형가압경수로(APR1400)를 미국 내에서 사용하도록 인증하고 이를 법제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미국이 다른 나라가 개발한 원전에 대해 설계 인허가를 내준 건 이번이 처음이다.

APR1400은 한국의 주력 원전인 OPR1000을 개량한 모델로 한국 원전 중 최초로 수출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적용됐다. 국내에선 신고리 3∼6호기에 설치된 원전 모델이다. 기존 모델과 비교해 발전용량이 1000MW(메가와트)에서 1400MW로 크고 수명도 40년에서 60년으로 길다.

한수원은 2014년 NRC에 APR1400 표준설계에 대한 설계인증을 신청했고 2018년 표준설계인증서를 받았다. 표준설계는 원전을 지을 때 건설부지의 특성을 반영해야 하는 일부 분야를 뺀 모든 설계를 의미하며 NRC가 안전성을 입증하면 15년간 효력이 이어진다.

한수원 관계자는 “앞으로 미국에 APR1400을 수출할 때 기술검사를 안 받아도 되는 길이 열렸다”며 “미국 규제를 통과한 만큼 유럽 등 다른 해외 시장에 수출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설계 인허가는 이달 말 미국 연방 관보에 30일간 게재된 뒤 7월 말 법률로 공표된다.

한수원은 모든 법제화 과정이 끝나면 경영진이 미국을 방문해 설계인증서를 받을 계획이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