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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 훈풍에 해양플랜트 기지개… 한국 조선 ‘물’ 들어온다

입력 | 2019-05-02 03:00:00

수주 늘며 올들어 실적개선 가시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 훈풍 속에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1분기(1∼3월)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가 실제 영업 실적으로 이어지는 데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조선업의 특성상 속도는 더디지만 전반적인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9일 1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하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333억 원이라고 밝혔다. 매출액은 1조4575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7%가량 늘었고 당기 순손실은 1026억 원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하긴 했지만 영업적자 증가세는 5개 분기 만에 꺾였다. 지난해 1분기 479억 원에서 점점 늘어나다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1337억 원까지 커졌던 영업손실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 하반기 이후부터는 선박 가격 상승이 반영된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가 늘면서 손익 개선에 속력이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2일 1분기 실적을 공시하는 현대중공업도 삼성중공업과 비슷하게 적자 폭을 크게 줄일 것이란 전망과 함께 흑자를 낼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 2000억 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낸 바 있다.

이달 중순 1분기 실적을 공시할 예정인 대우조선해양도 7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NG선 등 수익성이 큰 선박의 건조 비중이 줄어들면서 지난 분기와 비교하면 줄어든 수치지만 꾸준히 흑자를 유지하는 것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게 조선업계의 분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을 전후해 LNG선 대거 수주에 성공하고 지난해 이 물량을 주로 건조해 조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도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조선 3사의 1분기 실적이 꾸준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신호로 보고 있다. 2017년 이후 조선 시황이 조금씩 회복될 때 수주한 선박들이 올해와 내년에 걸쳐 건조되면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적자 폭을 줄이고 흑자 전환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과거 수주 상황을 고려했을 때 조선 3사가 큰 폭의 흑자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나아지는 실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주도권을 쥔 LNG선 시장에서 60척 규모의 초대형 수주전의 막이 오른 것도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최근 세계 주요 조선사에 LNG선 입찰 제안서를 보냈다.

지난해 국내에서 단 1건에 그쳤던 해양플랜트 수주도 분위기가 반전되는 모양새다. 해양플랜트 발주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유가가 상향 안정화되는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2일 아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1조1040억 원 규모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