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은원.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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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화 이글스에서 가장 뜨거운 남자는 정은원(19)이다.
입단 첫해인 2018시즌 2000년생 ‘밀레니엄 베이비’로 관심을 끌었던 소년이 올 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단숨에 팀의 공수 살림꾼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한용덕 감독(54)도 “(정)은원이가 잘 컸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않는다.
정은원은 1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 1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장했다. 0.342(73타수25안타)의 고타율을 기록 중인 2번타순이 더 익숙했지만, 정근우가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쳐 이탈한 탓에 한 감독은 정은원에게 리드오프를 맡겼다. “현시점에서 정은원이 1번에 가장 적합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정은원은 결국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의 맹활약으로 팀에 4-1 승리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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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에도 정은원의 방망이는 불타올랐다. 1회 첫 타석부터 상대 선발투수 유희관을 상대로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려낸 뒤 이성열의 우익선상 2루타 때 홈을 밟아 득점에 성공했다. 이날의 결승 득점이었다. 3회 우익수 뜬공으로 한 차례 쉬어갔고, 2-1로 앞선 4회 1사 2·3루에선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1회 2루타에 이은 득점이 팀 승리를 위한 필요조건이었다면, 4회 쐐기타는 충분조건이었다. 전날까지 0.406(32타수13안타)의 높은 득점권 타율을 기록한, 승부사의 면모가 또 한 번 빛난 셈이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한화는 악재와 마주했다. 정근우의 부상, 부진에 따른 김태균의 1군 엔트리 말소가 그것이다. 수년간 부동의 리드오프(정근우)와 4번타자(김태균)로 엄청난 힘을 불어넣은 둘의 이탈은 가볍게 볼 수 없는 요소였다. 한 감독은 “처음에 내가 구상했던 계획과 어긋나서 변화를 줘야 했다. 워낙 변수가 많아 애초 생각했던 팀의 색깔이 나오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젊은 피의 등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요소 가운데 하나인데, 아직 19세인 정은원은 그 중심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난해부터 (정은원은) 붙박이로 생각했다. 내년, 2년 뒤에는 더 탄탄한 조합을 기대한다”는 한 감독의 말이 정은원의 탄탄한 입지를 설명한다.
대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