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비핵화 입장차…FTA 등 무역 압박 아베, 7월 참의원 선거 앞두고 국내서도 비판여론 직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40번째 회담에 나선다. 하지만 대북 문제와 무역 등 일본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쉽지 않은 상황이라 속내는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6~27일 1박2일 일정에서 멜라니아 여사의 생일 만찬부터 골프 라운딩까지 어떤 정상보다도 트럼프 대통령과 많은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이에 대해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이 좌우하는 외교전에서 한국 등 각국 정상들은 아베 총리를 부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무역에 대한 긴장부터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복잡하고 도전적인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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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이 표면적으로는 최상의 밀월 관계를 과시하며 북한 비핵화 달성을 위한 공조를 강조하고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WP의 분석이다.
‘선(先) 비핵화-후(後) 제재 완화’를 고수하는 아베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도 북한 비핵화를 위해 대북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은 “‘나도 협상할 줄 안다, 아베의 조언은 필요 없다’는게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아베 총리에게 ‘큰 일을 할 때는 직감을 갖고 가야 하는 만큼, 너무 많은 준비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일본의 한 정부 관리는 WP에 ”아베 총리의 이번 백악관 방문이 미일 관계에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회의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일본 정부가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재선을 위해 공격적인 정책을 펼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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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연간 676억달러(약 78조원)의 대일 상품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일본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밀어붙이고 있다. 또 일본 자동차 제조기업들에 미국에 더 많은 공장을 세울 것을 요구하며 관세 폭탄으로 협박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는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격돌을 최대한 피하려 할 뿐,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지렛대는 거의 없다고 WP는 지적했다. 집권당인 자민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첨으로 일관하는 아베 총리의 행보에 실망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도쿄를 방문했다는 미 의회 보좌관은 WP에 ”일본인들이 손톱으로 매달려(벼랑 끝에) 있는 것 같다“면서 ”아베 총리의 한 수석보좌관은 내게 ‘트럼프 대통령이 6년 더 집권하면 우리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까지 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