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 빚더미 인니 조코위… 中수주사업 지연 선거이슈로 필리핀 두테르테 태도 급변 “분쟁섬 건드리면 자살공격” ‘모디노믹스’ 中도움받던 모디… 26~27일 일대일로 포럼 불참
17일 사상 최초로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친(親)중국 성향의 조코 위도도(조코위·57) 현 대통령이 재집권할지 관심이다. 2014년 10월 취임한 그는 중국의 21세기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인 ‘일대일로’ 사업 참여 등 중국과 밀착한 각종 사업으로 군사령관 출신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67)로부터 공격받고 있다.
이틀 전 SCMP는 중국이 수주한 인도네시아 자바섬 고속철도의 건설 지연과 해당 지역 주민에 대한 보상 문제가 이번 선거에서 논쟁의 중심에 있다고 전했다. 조코위 반대파들은 “조코위 대통령이 일대일로로 인도네시아를 빚더미에 빠뜨렸으며 중국 등 외국에 이권을 팔아넘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미 여론조사회사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4년 중국을 호의적으로 생각하는 인도네시아인은 66%에 달했지만 2018년에는 53%로 떨어졌다. 일부 소셜미디어에서 ‘조코위 대통령이 공산주의자라서 중국과 친하다’는 가짜뉴스도 돌고 있다. 위기의식을 느낀 조코위 대통령은 인구의 87%인 무슬림 유권자를 의식해 14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 순례에 나섰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달 11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장장 6주간 총선을 치르는 인도도 사정이 비슷하다. ‘모디노믹스’ 등 경제 성장 정책을 추진하며 중국과 손잡았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69)도 최근 중국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국경을 맞댄 중국과 인도는 과거 접경지역을 두고 오랜 갈등 관계였지만 모디 집권 후 경제 협력을 강화해 왔다. 이 역시 선거에서 야당의 주된 공격거리가 됐다. 모디에 맞서는 라훌 간디 인도국민회의(INC) 총재(49)는 모디 총리에 대해 “약한 모디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두려워한다”며 공격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인도 정부는 이달 26∼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포럼에도 불참 의사를 밝혔다.
다만 선거 기간에는 중국에 등을 돌릴지언정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고려하면 선거 후 누가 집권해도 중국에 대한 태도가 다시 우호적으로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영국 BBC는 “인도네시아 대선 승리자는 경제 성장률 공약을 달성하기 위해 중국에 의존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며 “인도네시아의 미래 성공 여부는 공약이 무엇이든 중국과의 관계를 탐색하는 데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