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강경파 사전 접견 '스킨십'…북미대화 조건 문턱 낮추기 시도 폼페이오 "여지 남기고 싶어" 발언…'굿 이너프 딜' 진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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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1일(이하 워싱턴 현지시각) 미국 내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 라인을 만나 북미 비핵화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 워싱턴의 영빈관 블레어 하우스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공개 접견했다. 이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별도로 비공개 접견한다.
이들 3명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핵심 인사로 ‘강경론자’로 분류된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전까지 완화론자에 속했던 폼페이오 장관은 ‘하노이 노딜’ 이후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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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측에선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매튜 포틴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앨리슨 후커 NSC 한국담당 보좌관이 함께 했다. 당초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이 참석하려 했지만 그 자리에 포틴저 보좌관으로 대체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워싱턴 순방 때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전에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을 접견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 방안을 논의했다.
또 당시는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접견한 폼페이오 장관으로부터 북미 정상회담의 준비 상황을 듣고, 갓 취임한 볼턴 보좌관과 상견례 자리의 의미가 있었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미국 외교·안보팀의 노력을 격려하는 등 여러 목적으로 자리가 마련됐다.
약 11개월 만에 다시 성사된 이번 자리는 의미와 성격이 많이 달랐다.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참여했던 인사들로부터 합의가 결렬됐던 상황을 직접 전해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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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이 10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의 2020 회계연도 예산 관련 청문회에 출석, 현재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대북제재 유지 기조와 관련해 “약간의 여지(a little space)를 남겨두고 싶다”고 밝혀 주목된다.
이는 그동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이행하는 일괄타결 방식의 ‘빅 딜’을 고수해 온 미국의 입장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가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을 중심으로 한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거래)’과 상응하는 것으로 한미 정상 간에 이와 관련한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D.C=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