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옆구리 부상으로 결장했던 NC 다이노스 나성범은 예상보다 빨리 복귀해 첫 4경기에서 홈런 2개 포함 7안타 장타율 0.938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시선이 다시 창원NC파크로 모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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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야수 중 가장 좋은 조건으로 계약한 주인공은 김현수(31·LG 트윈스)다. 2016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 700만 달러에 사인했다. 당시 환율로 약 83억 원의 액수다. 연평균으로 계산하면 약 41억5000만 원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고액 연봉자들은 총 수입의 50%에 육박하는 연방세, 주세를 각각 내야 한다. 김현수가 국내에 남았을 경우 4년 130억 원 안팎 계약이 전망됐다. 연평균 32억 5000만원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KBO리그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은 매우 불투명했다. 공개되지 않은 파격적인 수준의 옵션이 거래됐다. 결코 금전적인 이득은 아니었다. 김현수의 에이전트 리코스포츠 이예랑 대표는 이 상황에서 놀라운 거래능력을 보여줬다. 2년 메이저리그 25인 엔트리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받아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한 번 더 검증을 거친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KBO 최고 홈런왕 박병호(키움 히어로즈)도 메이저리그 보장계약은 얻지 못했다.
# 2019시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시선은 나성범(30·NC다이노스)에게 다시 집중되고 있다. 빅리그 팀들이 한국, 일본 등 아시아 리그 출신 야수에게 원하는 것은 저비용 고효율, 그리고 보너스 같은 마케팅효과다. 1000만, 2000만 달러가 오가는 FA시장과 비교해 훨씬 낮은 연평균 300~400만 달러 연봉에 즉시 전력감으로 활약을 기대한다. 출신국가 팬들의 폭발적인 성원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를 얻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경기 출전이다. 아무리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어도 팀 내부 경쟁에서 패해 백업멤버 혹은 마이너리그에 머문다면 선수와 팀 모두 손해가 크다.
이 지점에서 나성범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통산 OPS성적 0.9이상, 준수한 수비 능력과 기동력, 미국 스카우트들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체적 운동능력 등이 모두 정상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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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한 에이전트는 9일 “나성범은 신체적 조건에서 특히 평가가 높다. 그러나 삼진이 많은 유형이다(2013~2018 6시즌 733개). 미국에는 더 빠른 패스트볼, 더 위력적인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가 많다. 스프링캠프에서 로스터 경쟁을 할 경우 불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NC 이동욱 감독은 “올 시즌 후 해외진출 포스팅 자격을 갖추기 때문에 선수 본인, 구단, 외부에서 메이저리그 도전에 관심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개인적인 생각으로 로스터보장 등 좋은 조건일 때 박수를 치며 떠나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에서 들쑥날쑥한 출장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데뷔 첫해 스프링캠프에서는 계약조건과 반대로 자진해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야 한다는 압박에 괴로워했다. 나성범이 올 시즌 후 빅리그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시즌 출발 상승세를 이어가 더 압도적인 기록을 보여줘야 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