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硏 미세플라스틱 콘퍼런스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태평양과 대서양, 인도양, 지중해, 흑해에 인접한 192개국은 2010년 기준 25억 t의 고체 쓰레기를 배출한다. 이 중 플라스틱은 2억7500만 t에 이르고 여기서 약 800만 t은 해양으로 유입된다. 해안에서 30마일(약 48km) 이내에 사는 20억 명이 1억 t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한다.
2일 대전 유성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에서 열린 ‘2019 KRIBB 이슈 콘퍼런스: 미세플라스틱 연구동향’에서는 플라스틱 공해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연구 성과가 공개됐다. 심원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남해연구소장은 낙동강에서 남해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양이 연간 53 t으로 개체수로는 약 1조2000억 개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한반도 육지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의 양이 제한적이지만 구체적으로 분석된 것은 처음이다.
국내에서는 인구가 많은 남동해안 주변이 인구가 적은 동해안이나 서해안 지역보다 플라스틱 쓰레기 양이 2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견된 플라스틱 중 86%가 300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국내 연안에서 얻은 123개의 시료를 분석해 해양 표층과 중층, 심층의 플라스틱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다.
아프리카 가나 해변에 플라스틱 폐기물이 쌓여 있는 모습. 위키미디어 제공
버려진 플라스틱이 생명체와 환경에만 유해한 게 아니라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국내 연구진의 분석 결과도 이날 공개됐다. 심 소장은 “2011년 한 해 동안 국지성 폭우와 태풍의 영향으로 남해연구소가 있는 거제도에서만 플라스틱 쓰레기로 300억 원 이상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이 관광객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초기 수준이긴 하지만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과학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연구되고 있다.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에서 비닐과 플라스틱의 주 재료 중 하나인 폴리에틸렌(PE) 분해 효소를 발견하고 6일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류 센터장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효율적으로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